스웨덴 룬드대 등 국제연구진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서로 다른 두 지역에서 4~19년간 성인남녀 5318명을 추적한 연구 자료를 분석해 제2형 당뇨병의 징후를 나타내는 단백질을 알아냈다. 폴리스타틴이라는 이름의 이 단백질은 주로 간에서 분비되는 데 기존에는 신진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당뇨병은 기전에 따라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이중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 분비 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하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한다. 통상 2형 당뇨병환자가 95%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혈액 속 폴리스타틴의 농도(혈중 폴리스타틴 농도)가 높아지면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하기 쉽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특히 당뇨병이 생기기 전 피 속에 폴리스타틴 성분이 증가하는 현상은 실제 당뇨병이 생기기 19년 전부터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혈액 검사로 혈중 폴리스타틴 농도를 측정하면 미래의 당뇨병 발병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혈중 폴리스타틴 농도의 증가가 어떤 방법으로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높이는 지를 살폈다. 그 결과, 폴리스타틴이 지방 세포의 분해를 촉진해 간에 지방질 축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에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연구 교신저자인 룬드대 양 데마리니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폴리스타틴이 제2형 당뇨병을 예측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당뇨병 발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해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혈중 폴리스타틴 농도를 이용한 인공지능(AI) 당뇨병 진단 도구를 개발할 예정이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1월 1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