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싱어가 실언을 하고 염치없이 대만을 찾았다는 비판도 제기되지만 그가 앞서 대만을 언급한 것은 대만행에 대한 예고가 아니었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이 무역에서 기술로까지 확대된 양상이어서 그의 방문은 재계는 물론 정계에 까지 관심이 쏠리는 듯한 모양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갤싱어가 대만 정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예상도 나왔다. 이에 왕메이화 경제부장은 13일 갤싱어와 만나지 않는다고 밝히며 그의 대만 방문은 순수 기업상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갤싱어는 대만의 경제버블 프로그램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버블 프로그램은 대만 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기업 인사들에 대해 입국을 한시 허용한다는 것으로 기업이 직접 관련 계획을 경제부에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보건 당국과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갤싱어가 사전 녹화한 영상을 통해 대만 방문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갤싱어는 과거 여러 번 찾은 대만에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며 인텔 CEO에 오른 뒤 대만에 오고 싶었으나 코로나19로 그간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에서 대만을 치켜세우며 인텔과 장기간 협력해온 TSMC는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한편 인텔이 36년간 대만 고객사 및 협력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대만에서 계속 성장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갤싱어가 파운드리 협력안의 문제로 류더인 TSMC 회장을 만날 예정이며 이후 말레이시아로 가 인텔의 패키징 테스트 공장 운영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텔과 TSMC 측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그의 방문은 TSMC와 3나노 공정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은 내년부터 3나노 공정이 적용된 자사 CPU, GPU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대만 언론들은 전망했다. 지난 10월 웨이저자 TSMC 총재는 자사의 3나노 공정 개발이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 시험 생산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류정엽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