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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지금]대만 여행가면 꼭 사오는 아이템이 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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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흑인(黑人)치약으로 표시돼 인종차별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킨 달리(Darlie)치약이 이름을 바꾼다. 달리치약은 대만 여행을 한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 대만 여행 시 반드시 사야하는 물건 중 하나로 꼽혀 대만 언론들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달리치약 제조사(Hawley & Hazel)는 흑인치약이란 이름 대신 ‘하오라이’(好來)로 변경하기로 14일 밝혔다. 하오(好)는 ‘좋다’, 라이(來)는 ‘오다’의 뜻으로 새로 바뀔 치약 이름은 제조사의 중국어 이름과 같다.

사측은 회사의 목적과 가치를 반영하고 아름답고 좋은 것은 웃는 얼굴에서 온다는 회사의 이념을 반영하기 위해 이같이 정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내년 3월부터 하오라이로 개명한 치약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로써 88년 동안 사용한 흑인치약이란 이름은 사라지게 됐다.

달리치약 제조사 하오라이는 1949년부터 대만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역사는 1933년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됐다.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1949년 하오라이도 대만으로 건너와 회사를 설립, 흑인치약을 생산해 왔다. 현재 하오라이는 대만 타오위안시와 중국 광둥성 중산시에서 흑인 치약을 생산 중이다.

생산 초기 흑인치약은 검정색 사람 모양을 로고로 영어 이름은 다키(Daikie)로 출시됐다. 서양 기업들이 저렴한 생산망을 찾아 대만으로 몰린 1985년 하오라이는 미국 유명 치약제조사 콜게이트와 합작투자회사로 거듭나면서 흑인치약은 서방 국가로 수출 길에 올랐다. 하지만 치약 이름이 인종차별을 했다는 이유로 도마 위에 오르자 1989년 하오라이는 공개 사과를 하고 치약이름을 다키에서 현재 이름인 달리로 변경했다. 로고의 사람도 피부색이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꿨다. 하지만 중국어 이름은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달리의 중국어 이름은 2020년 들어 다시 논란이 됐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문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조지 플로이드는 경찰에 체포되던 중 질식사 당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문제에 불을 지폈다. 인종차별 반대자들은 인종차별로 인식되는 브랜드와 회사명도 문제 삼았다. 이는 중국어로 흑인으로 표기한 달리치약까지 불똥이 튀었다. 콜게이트는 중국시장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검토, 개선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편, 대만에는 백인치약도 있다. 제조사는 백인치약의 개명 여부를 발표하지 않았다.

류정엽 타이베이(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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