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이 앞다퉈 탐사를 진행 중인 화성은 지금은 매우 춥고 건조한 행성이지만 과거 100~1500m 깊이의 바다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는 곧 오래 전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으로 이어지는데 이 때문에 과학자들의 주요 연구대상이 되고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화성의 물 존재 시기를 20~25억 년 전으로 본 증거는 현재 화성 궤도를 돌며 탐사를 진행 중인 화성정찰위성(MRO)의 데이터에 기반한다. 지난 15년 간 화성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분석해 온 연구팀은 화성의 표면에서 물이 남긴 '흔적'을 찾아냈다. 화성의 물이 증발하면서 그곳에 남는 염화 침전물을 중점에 두고 연구를 진행한 것. 특히 화성 남반구 보스포로스 평원에 길게 남겨진 흔적은 오래 전 물이 흘렀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며 흰 자국은 소금 성분의 퇴적물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존스 홉킨스 대학 응용물리학 연구소 엘렌 리스크 연구원은 "소금 퇴적물은 대규모의 물이 증발하는 마지막에 형성된다"면서 "이는 화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첫번째 광물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금 퇴적물은 3m 미만으로 놀라운 정도로 얇았는데 약 23억 년 전 생성된 완만하고 경사진 평야의 움푹 패인 곳에서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화성이 지금처럼 건조한 행성이 된 것은 단순히 태양과의 거리가 먼 것 때문 만이 아니라 지구보다 약한 중력과 자기장 탓에 대부분의 물과 대기가 우주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