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박장혁, 이준서, 황대헌 선수 모두 준결승에 무사히 올라가는 듯했지만 경기 후 심판의 비디오 판독 결과 규정 위반으로 모두 실격 당했다.
예상치 못한 판정으로 씁쓸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한국 선수들에게 질문을 쏟아낸 중국 기자들에 별다른 반응 없이 지나가자 현지 언론에서는 ‘스포츠인’으로써의 태도를 지적하고 나섰다.
중국 현지 언론인 중국신원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해 ‘전멸한 한국 선수들, 인터뷰 안 하고 경기장 떠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는 속상한 듯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는 한국 선수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약 7만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이것이 한국 선수들의 진짜 클래스”, “이전까지는 운으로 승승장구하더니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엄격한 판정 앞에서는 무너지는구나”, “스포츠 정신이 부족하다”,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하니 한국 선수들은 기술도 없고 인격도 없네”, “빙질 탓만 하고 있을 듯”, “한국은 질 줄 모르는 나라”라며 비난했다.
중국 누리꾼과 함께 현지 언론에서조차도 이번 쇼트트랙 경기 판정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반응이다. 현직 시절에는 ‘반칙왕’, 이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해설에서는 경기마다 막말을 하는 ‘망언 제조기’가 된 왕멍(王猛) 해설 위원은 이번 올림픽에서 유독 ‘실격’이 많은 이유는 “이번 동계 올림픽의 판정이 매우 엄격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매 경기가 끝난 후 심판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경기 도중의 반칙이 발견되면 “상대를 막론하고 누구든 실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왕멍 해설 위원의 말을 인용해 “런즈웨이의 금메달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승리를 자축했다.
그러나 ‘누구든’ 실격이 될 수 있다는 왕 해설 위원의 말과 달리 중국인만 빼고 실격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는 또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민정 상하이(중국)통신원 ymj02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