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대한민국 선수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다. 이에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황대헌 반칙(黄大宪犯规)’과 ‘우다징(중국 선수)이 치였다(武大靖被撞)’ 해시태그가 각각 1000만 조회수를 넘기며 실시간 검색어 1, 2위에 올랐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이 당당하게 승리한 것”이라면서 ‘한국반칙(韩国犯规)’ 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이기도 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 기준, 317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은 게시물에는 “한국 스포츠의 악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한국선수들, 인터뷰 거부하고 바로 퇴장,’, ‘한국반칙’ 등의 해시태그가 붙어있다.
‘시나한국 엔터테인먼트’라는 계정의 게시물에는 역시 ‘한국반칙’ 해시태그와 함께 “초고속 카메라가 있는데, 누가 감히 반칙을”이라며, 중국이 반칙을 저지르고 편파 판정의 수혜를 입은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 문화 콘텐츠를 제한해야 한다며 혐한 감정을 부추기기도 했다. 아이디 ‘是笨笨*******’를 쓰는 네티즌은 “(한국팀의) 더러운 플레이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느끼나. 우리가 당신(한국)을 더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의)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국은 한국을 영구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반칙’ 해시태그도 빼놓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이번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혐한 감정이 거세지면서, 한국인이 난징대학살로 피해를 입은 중국인을 조롱했다는 주장이 웨이보에 돌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일부 게시글 아래에는 ‘난징대학살로 중국을 조롱하는 한국인’이라는 글과 잔혹한 사진이 첨부돼 있다.
편파 판정의 피해를 입은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한국 선수들이 빠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는 헝가리의 리우 샤오린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반칙 판정을 받아 옐로카드로 실격 처리됐다. 결국 중국 선수들이 금·은메달을 차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비디오판독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리플레이 재생 전까지는 실제 결과를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쇼트트랙의 규칙은 3개다. 코로나 걸리지 않기. 넘어지지 말기. 페널티 받지 말기”라는 네덜란드 선수 수자너 스휠팅의 트위터 발언을 소개했다.
한국 대표팀 곽윤기 선수는 “중국 선수와 바람만 스쳐도 실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눴다”고 말해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