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만7000t을 실을 수 있는 파나마 선적 퍼실러티 에이스호는 지난 16일 독일 엠덴을 떠나 미국 로드아일랜드 데이비스빌로 가던 중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삽시간에 배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선박에 타고 있던 승무원 22명은 포르투갈 해군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문제는 화물선에서 선적된 4000여 대의 고급 차량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화물선에는 포르쉐 1100대를 포함해 람보르기니, 벤틀리, 아우디, 폭스바겐 등 고급 차량이 선적돼 운반 중이었다. 특히 일부 전기차에 장착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불에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진화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퍼실러티 에이스호의 선장 주앙 맨데스 카베카스는 포르투갈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선박의 화재가 최근 잦아들었다"면서 "이는 불타오를 재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퍼실러티 에이스호의 선박 운영사인 일본 미쓰이 O.S.K 라인(MOL)에 따르면 현재 2척의 대형 예인선이 사고 현장에 도착해 배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화물선 화재를 둘러싼 셈법은 제각각이다. 포르투갈 해군의 주요 관심사는 선박에 실린 많은 양의 연료와 자동차 배터리 때문에 해양 오염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반해 일각에서 약 1850억원의 손실을 예상하는 가운데 MOL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