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지난 19일 중국 광둥성 남부의 마오밍(茂名)시의 한 노상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일 오전 노상 주차장에 자신 명의의 BMW 차량 한 대를 주차했던 차주 진 모 씨는 주차 후 자리를 비웠는데, 같은 날 오후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 중이었던 70대 노인 A씨가 진 씨 차량 후면에 부딪히는 충돌 사고가 발생했던 것.
문제는 충돌 사고 이후 70대 오토바이 운전자와 그의 가족들이 차주 진 씨에게 보인 태도였다. 주차된 차량이 고가의 BMW라는 것을 확인한 오토바이 운전자 A씨와 그의 가족들이 차주 진 씨를 수소문했고, 오히려 A씨의 병원 치료비 명목으로 고가의 피해 보상금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진 씨는 당시 사고가 이미 정차된 차량 후면에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운전 중 충돌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A씨 본인에게 있다는 입장이었다.
더욱이 이 사고로 인해 진 씨의 차량 후면 일부가 긁히는 등 피해를 입은 것은 진 씨였지만, 그가 이 사고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는 점에서 큰 무리 없이 논란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여겼던 것. 하지만 진 씨의 기대와는 다르게 오히려 오토바이 운전자 A씨 측에서 진 씨에게 고액의 피해보상금을 요구해 문제를 키웠다는 것이 진 씨의 설명이다.
특히 사고 수습 과정에서 A씨의 가족들이 진 씨에게 보인 태도에 대해 그는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대방 가족들은 사고 발생으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사과는커녕 오히려 A씨의 병원비를 청구하기에 급급해 보였다”면서 “진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 직원들도 사고 현장에 있던 차량이 고가의 해외 수입 차량인 것을 확인한 직후부터 줄곧 A씨의 병원비 청구를 정당하다고 A씨 편에 섰다. 분명히 노상 주차장에 문제없이 주차된 차량이었고, 멀쩡하게 서 있는 차에 충돌한 A씨가 오히려 피해 보상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 무척 당황스럽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돼 있던 CCTV가 외부에 공개되며 반전된 분위기다. 공개된 영상 속에 오토바이 운전자 A씨가 이미 정차된 진 씨의 BMW 차량 후면으로 접근해 충돌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직후 일각에서는 A씨가 고의로 고가의 수입 차량에 접근, 충돌해 병원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중국 누리꾼은 “BMW 차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A씨와 그의 가족들이 요구하는 병원비 등의 피해 보상 청구는 법적으로는 물론이고 도의상으로도 진 씨에게 배상 의무가 없다. 오히려 진 씨가 A씨에게 피해 보상을 청구하지 않은 것을 고맙게 여겨야 할 문제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내가 BMW 차주라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기죄로 A씨와 그의 가족들을 고소했을 것”이라면서 “고의로 고가의 해외 수입차 후면에 충돌해 돈을 요구한 명백한 가족 사기단의 행각이다. 관할 공안국은 A씨 편에 서서 진 씨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A씨 가족들이 가족 사기단은 아닌지 여죄 여부를 대대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사건 직후 차주 진 씨는 “BMW를 소유했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부자는 아니다”면서 “차를 구매하기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고, 지금도 매달 대출금 상환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