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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거짓말에 당했다…마리우폴 주민 대피 또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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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탈출한 주민들이 자포리지야에 도착해 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자포리지야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장악하고 있는 대피도시다. /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갇힌 주민들의 대피가 또 저지됐다.

미 CNN에 따르면, 페트로 안드리슈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이 거짓말로 마리우폴 일부 주민의 대피를 막았다고 밝혔다.

이날 민간인 대피 작전은 오전 11시쯤 시내 포트시티 쇼핑몰 근처에서 진행될 계획이었다. 최소 200명의 주민이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하고 있는 대피도시인 자포리지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 합의를 무시하고 대기 중인 주민들에게 접근해 “지금 포격이 있을 것”이라고 통보하며 다른 대기 장소로 이동하라고 명령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합의된 대기 장소에서 약 200m 떨어진 장소에 버스를 가져왔고, 주민들이 버스에 타고 나자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도쿠차옙스크로 대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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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주민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의 최후 결전을 앞두고 피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마리우폴에 남은 우크라이나 해병대와 아조우 연대가 결사 항전 태세를 보이자 항복을 종용하며 최후통첩을 날린 러시아군은 총공세를 준비 중이다. / 로이터 연합뉴스
안드리슈첸코 보좌관은 “해당 주민들은 버스에서 내릴 권리조차 없었다. 한 주민이 이유를 묻자 ‘민족주의자들이 대피소에서 발포했다’는 대답으로 하차를 막았다”면서 “나중에 거짓말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또 민간인 대피를 방해했다. 마리우폴에서 탈출하려는 주민과 이를 돕는 우크라이나군의 정직함을 이용해 대피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의회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대피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의회에 따르면, 마리우폴 주민 200여 명이 떠날 예정이었으나 집결지에 도착하자 러시아군은 지금 포격이 있을 테니 해산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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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탈출한 주민들이 자포리지야에 도착해 난민센터로 향하고 있다. 자포리지야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장악하고 있는 대피도시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당국은 버스 약 90대로 민간인 6000명을 우선 대피시킬 계획이었으나 실제 대피에 성공한 버스는 4대에 불과하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마리우폴에는 여전히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남아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적어도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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