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에 따르면, 키이우군은 지난 2일(현지시간) 하르키우에서 동쪽으로 약 48㎞ 떨어진 마을 스타리 살타우를 탈환했다. 이번 탈환은 하르키우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를 완화하는 동시에 인근 돈바스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를 위협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마을에서는 신원은 물론 사인도 불분명한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거리와 들판은 물론 포격 받은 아파트와 불에 탄 차 안에도 시신이 있었다. 그중 Z 모양으로 놓인 시신 4구는 가장 끔찍한 광경 중 하나다. 사망자의 국적이나 신원은 불분명하지만 망자의 존엄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전쟁범죄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3일 우크라이나 전역의 여러 지역에 약 18차례 미사일을 쏴 기반 시설을 파괴했다. 우크라이나 중서부 지역의 발전소와 철도 등에 미사일 폭격을 가했다.
서부 도시 르비우에서는 발전소 등이 폭격당해 대부분 지역의 전기와 물 공급이 끊겼다. 르비우는 폴란드와 가까워 러시아 침공 이후 수만 명의 피란민이 몰려들었으며, 외국의 주요 인사들이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피해 지역은 르비우 외에도 드니프로페르로우스크와 오데사 등 광범위하다. 서부 자카르파티아주도 이날 처음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다. 중부의 키로보흐라드에도 카스피해에서 발사된 러시아 미사일이 두 차례 떨어져 철도 기반 시설이 피해를 보았다.
러시아군은 돈바스에서도 치열한 전투와 포격을 지속했다. 이날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도네츠크에 있는 코크스 제조 공장에서 최소 21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7명이 다쳤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그는 “4월 8일 러시아 미사일이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공격해 50명 이상이 사망한 이후 하루 최대 사상자 수”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이날 미사일 공격에 대해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등 우크라이나의 성공에 러시아가 초조하게 반응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