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발행된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등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그는 인터뷰에서 서방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비공개 협상에 집중하기보다는 전쟁을 장려하고 있어 젤렌스키 대통령을 찬양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그는 “TV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한 뒤 모든 유럽의 국회의원으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는 모습을 봤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못지않게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향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러시아에 양보하고 푸틴과 교섭해 분쟁을 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젤렌스키가 코미디 배우로 유명해진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당신은 멋진 코미디언이었지만 자신이 TV에 나오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진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푸틴과 대화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수도 있다. 지도자에게는 이런 자세가 요구된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서방 국가들의 빈축을 살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방적인 침략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하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좌파 대부’로 꼽히는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했으며 최근 혐의를 벗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연임에 도전하는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다만 이달 들어 격차가 5% 포인트로 압축돼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