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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주민에겐 2주째 싸구려 라면만 배포한 중국의 ‘이상한 방역’

작성 2022.05.17 10:02 ㅣ 수정 2022.05.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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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된 주민들에게는 저가의 인스턴트 라면만 배부했던 주민위원회가 소수의 방역 요원들끼리 고급 스낵을 나눠 먹었던 사실이 들통나 비판의 도마 위에 섰다. 

중국 상하이 칭푸 쉬징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봉쇄된 아파트 주택가에서 무려 2주째 저가의 인스턴트 라면만 배부받은 것을 항의하기 위해 관할 주민위원회를 찾았다가, 고급 롤빵을 몰래 나눠 먹고 있는 방역 요원들을 확인하고 크게 분노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자신을 이 지역 주민이라고 소개한 남성 A씨는 지난 14일 저녁, 먹거리 수급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방역 요원들이 쉴 수 있도록 개조한 아파트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실을 찾았다가 주민들의 눈을 피해 몰래 고급 스낵을 섭취 중인 방역 요원들을 확인했다고 소셜미디어(SNS)에 폭로했다. 

지난 3월 28일 이후 줄곧 봉쇄된 지역구에 거주 중이었던 A씨와 그의 가족들은 외출이 불가한 기간 동안 줄곧 방역 당국이 일방적으로 배부했던 소량의 식재료와 먹거리에 의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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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지난달 말부터는 배달 음식 주문 및 배송도 금지된 상태였다. 때문에 방역 요원들은 상하이 외부에서 식재료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이유로 들어 지난 2주 동안 줄곧 A씨 가족들과 주민들에게 인스턴트 라면만 배부해왔다. 

그런데 이날 인스턴트 라면을 배부가 장기화되면서 가족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던 A씨는 주민들의 눈을 피해 고급 스낵을 몰래 먹고 있던 방역 요원들과 주민자치위원회 소속 직원들의 모습을 보고 큰 분노를 느꼈던 것. 

A씨는 “우리 가족들과 이웃 주민들은 5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식재료 부족 문제로 단 한 끼도 배불리 식사해 본 적 없었다”면서 “방역 당국이 각 가정의 집에 배포한 저가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고, 그마저도 배불리 먹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민위원회 사무실을 찾았지만 방역 요원들은 내내 밖에서 기다리라는 말만 했고, 이를 더 참을 수 없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는데 주민들 몰래 고급 스낵을 먹고 있는 방역 요원들의 모습을 확인했다”면서 “주민들은 먹거리가 없어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자신들만 몰래 고급 스낵을 나눠 먹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A씨의 목격담을 담은 사연이 SNS에 공개된 직후 이웃 주민들과 누리꾼들은 크게 동요하며 방역 요원들의 안일한 처사에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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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유된 영상을 접한 해당 지역구 주민 중 일부가 문제의 방역 요원들이 있는 사무실을 찾아와 사건에 대한 진위 여부를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사건이 외부에 공개된 직후 일부 주민들은 방역 요원들이 있는 사무실을 찾았고, 사무 책임자를 색출해 유통기한이 단 2~3일에 불과한 고급 간식이 소수의 방역요원들에게만 배부될 수 있었던 경위 등을 물었다. 

봉쇄 중인 주민들에게는 지난 2주 동안 저가의 인스턴트 라면을 배부했던 방역 부처에서 소수의 방역 요원들을 위해서만 유통기한 단 2~3일에 불과한 고급 스낵을 배부한 것에 대한 힐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방역 업무 총괄 담당자로 알려진 중년 남성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뿐 사건 내역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날 뿐이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상하이시 방역 당국은 16일 오후 ‘스위스롤’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당일 해당 지역 방역 요원들은 오전부터 줄곧 바쁜 업무로 끼니를 챙기지 못했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동료 직원이 방역 요원들에게 간식을 전달한 것이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서 직접 해명에 나섰다. 

다만, 상하이 방역 당국은 ‘요원들이 하루 종일 밥을 굶을 정도로 업무가 많았고, 이후에 간식으로 굶주림을 채워야 했다’면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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