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힌 러시아 병사들은 부상병들이 지휘관에게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육군 정보부대 소속으로 알려진 해당 포로들은 “한 지휘관이 부상한 병사에게 걸을 수 있는지 물었다. 부상병이 걸을 수 없다고 말하자 지휘관은 그 자리에서 그를 죽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다친 군인이 땅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지휘관이 그를 총으로 쏴 죽였다. 지휘관은 그렇게 4~5발의 총을 쐈다”면서 “모두 젊은 군인들이었다. 구조될 수 있었고, 도움이 있었다면 빠져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로들은 자국 군대의 지휘관에게 목숨을 잃은 러시아 부상병이 여럿이라고 주장했지만, 해당 사건이 발생한 정확한 지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러시아군의 야만성이 우크라이나인들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르키우 인근 도시에서는 러시아 군인의 무덤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전장 곳곳에 방치하고 떠난 자국 전사자들의 시신을 대신 수습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 서쪽 자발리우카 마을의 주민들은 당국에 러시아군 시신을 수습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지 주민들은 “다친 러시아 병사 한 명이 마을 사람들에게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후퇴를 앞둔 다른 동료 병사가 그의 목숨을 끊고 사라졌고, 이후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이 숨진 병사의 시신을 발견해 묻어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 주 동안 민군 합동으로 키이우 외곽 들판, 숲, 건물 잔해 등에서 러시아군이 남긴 시신을 수 백 구를 수습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애초 러시아가 빠른 속도로 키이우를 점령하려다 실패했고, 지난 3월 말 동부로 병력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병사들을 방치하고 떠난 것으로 추측했다.
시신 수습에 동원된 한 우크라이나 병사는 “사망자가 적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시신을 수습하는 일은 국제 인도주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며 “만약 그들(러시아군)이 마땅한 예우로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망자를 존중해 그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후 현재까지의 러시아군 전사자 규모를 약 2만 6000명으로 추산했다. 영국 정보당국은 지난달 러시아군 전사자 수가 1만 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침공 한 달이 지난 3월 말, 1351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이후 인명피해 현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