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미

[여기는 남미] 학교에 금속탐지기까지?...과잉 안전조치 논란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설치를 앞두고 있는 금속탐지기. 테베에네
남미의 한 중학교가 교문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기로 해 과잉조치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선제적 안전조치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학생들에게 불안감만 키워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칠레 발파라이소에 있는 살레시아노 중학교. 초등 과정부터 중등 과정까지 기본 교육을 제공하는 이 학교는 최근 금속탐지기 설치를 결정했다. 주문한 금속탐지기는 이미 배달이 완료돼 설치를 앞두고 있다. 

학교는 금속탐지기를 설치하면 중학생만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초등학생들은 교문만 통과하면 되지만 중학생들은 등교할 때 반드시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한다. 

학교가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기로 한 건 최근 돌기 시작한 소문 때문이다. 학교에 무기가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소문이 퍼지자 학교는 철저하게 검사를 실시했지만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쯤에서 상황을 마무리할 수도 있었겠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학교는 각 가정에 발송한 가정통신문에서 "학생들이 금속으로 된 물건을 갖고 등교하지 않는 것이 안전을 위해 최선이라고 판단, 금속탐지기 설치를 결정했다"고 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금속탐지기를 통해 걸러내려는 건 체인(사슬)이나 피어싱이다. 가정통신문에 명시하진 않았지만 칼 등 흉기가 포함되는 건 물론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교내에 무기가 있다는 소문이 돈 게 결정적인 이유라는 사실을 알 사람은 다 안다"고 귀띔했다. 

학부모들은 금속탐지기 설치에 찬성하고 있다. 학부모회의 회장 마리오 몰리나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학교 측이 먼저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괜한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언제든 총기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각인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데 동의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법률 자문까지 마쳤고,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추천! 인기기사
  • “바다 밑이 온통 황금?” 아시아 최대 해저 금광 터졌다
  • “고장 잘 나네” 북한이 러시아 공급한 ‘골동품’ D-74
  • “한국 품으로 가고 싶다”…우크라 북한군 포로 2명, 자필
  • “러, 2027년 발트 3국 공격 목표”…에스토니아, K-9
  • “한국, 강대국으로 가려고?”…中 언론 “韓 핵잠수함 필요
  • 유럽 최강 전투함 나온다…프랑스 새 핵 추진 항공모함의 특징
  • 한국, 美 전투기 시장도 뚫었다…“F-15EX 첨단 장비 첫
  • KF-21까지 검토한 폴란드…전투기 선택 기준은 ‘비용 대비
  • 어느 쪽이 진짜야?…“캄보디아 점령한 태국군 사진은 AI 조
  • “드론 무서워!”…해상 컨테이너 덮고 다니는 러시아 전차 등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