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문은 수컷 쥐가 유전적인 이유로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것을 방어하는 암컷 쥐에 대한 연구가 주 내용이다. 흥미롭게도 수컷 쥐는 임신하거나 수유 중인 암컷에 접근할 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증해 가까이 가는 것을 꺼려한다. 그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암컷 소변에 들어있는 'n-펜틸 아세테이트'(n-pentyl acetate)라는 화합물에 주목했다. 여기서 나오는 독특한 향이 수컷 쥐의 스트레스를 유발해 암컷에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
논문의 공동저자인 사라 로젠 박사는 "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의사소통을 하는데 대부분 냄새를 통해 이루어진다"면서 "임신 및 수유 중인 암컷의 소변에서 방출되는 n-펜틸 아세테이트는 특히 수컷의 스트레스 생성에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컷의 이같은 행동은 수컷에게 싸워서라도 새끼를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흥미로운 실험을 추가했다. n-펜틸 아세테이트가 바나나의 독특한 냄새와 연관이 있기 때문. 이에 연구팀은 바나나 오일을 사서 이를 솜뭉치에 묻혀 수컷 쥐 우리에 넣은 결과 역시 쥐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