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격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국경도시인 클린치에서 미사일 폭격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미국 뉴스위크 등 해외 언론의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쪽으로 344㎞ 떨어진 러시아의 브랸스크주(州) 클린치의 아파트 밀집지역 및 군부대 일부에서는 이날 큰 폭발음과 함께 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클린치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국경도시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있기 전, 러시아군이 차량화보병(자동차를 이용해 병력을 전개하는 보병부대) 2개를 배치한 지역이다.
클린치 현지 언론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14일 아침 클린치의 군부대 일부와 아파트 단지에 미사일이 떨어졌고, 이후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면서 “미사일이 떨어지면서 여성 한 명이 다리를 크게 다치는 등 6명이 부상하고 주택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클린치 지역 당국의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클린치에 떨어진 미사일은 현재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모두 사용하는 토츠카-U(TOCHKA-U)로 알려졌다. 옛 소련제 지대지 미사일인 토츠카-U는 탄도발사 및 순항 비행모드 발사가 가능한 미사일로, 이번에 사용된 것은 1989년 이후 개량된 모델로 추정됐다.
현지 언론은 미사일 공습으로 생긴 거대한 분화구와 분화구 주위에 흩어져 있는 토츠카-U의 잔해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 현지매체인 코메르산트는 “미사일 공습 이후 클린치 지역의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면서 “이번 공격은 클린치의 군사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도시에서 폭발 잇따라러시아 국경지역인 브랸스크주의 또 다른 지역에서는 지난주부터 잦은 폭발이 관측됐다.
로이터는 “러시아 지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몇 주 동안 국경을 넘는 포격으로 주거용 건물이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접경 지역에 있는 브랸스크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건의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브랸스크의 석유 저장고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영토의 직접 공격에 대한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 포스트는 “브랸스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길목에 있으며, 러시아 기갑부대의 주요 경유지”라고 전했다.
부상자와 주택 파손 피해가 발생한 클린치의 미사일 공습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