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은 "경찰이 수색을 전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몸통이 발견되지 않아 남자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누구인지 신원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고 보도했다.
최초 발견자가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이라 더욱 답답한 사건이다. 경찰은 "사람머리를 발견한 곳이 물어볼 수도 없어 답답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건은 칠레 산티아고 근교 산호세데마이포에서 최근 발생했다.
사람이 죽은 사실을 확인한 건 이곳에 사는 한 주민의 반려견 덕분이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주민의 반려견은 평소 혼자 외출을 즐기는 편이었다.
집을 나가면 여기저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견주는 "그날도 개가 혼자 나가서 놀다 들어왔다"며 "매일 있는 일이라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낮에 외출한 반려견은 여느 때처럼 저녁이 되자 무사히 집을 찾아왔다. 하지만 귀가한 반려견을 보고 견주와 가족들은 비명을 질렀다.
반려견은 무언가를 입에 물고 집에 들어섰다. 반려견이 물고 온 건 바로 참수한 사람의 머리였다.
견주는 "상당히 부패한 상태였지만 사람의 머리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며 "당시를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견주와 가족은 바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곧바로 출동한 경찰은 인근을 수색했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 다음 날로 대대적인 수색을 미뤄야 했다.
이튿날 경찰은 반려견이 사는 동네와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일부 발견됐을 뿐 머리의 몸통은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인근 하천까지 뒤졌지만 몸통은 없었다"며 "반려견이 사람의 머리를 발견한 곳이 어딘지 몰라 사실 수색을 하기에도 막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반려견이 사는 곳은 산호세다이포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다. 과거 일부러 이곳을 찾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 발견된 적도 있다.
경찰은 "머리가 잘린 것으로 보아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은 없다"며 "현재로선 일대의 실종자 명단을 확인하고 수색을 이어가는 수밖에 뾰족한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