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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킁킁’ 마약 냄새!” 강도 잡으러 간 경찰, 현장서 피해자 먼저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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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여자가 키우던 대마를 압수하기 위해 지키고 있다. (출처=칠레 경찰)
칠레 발파라이소 지방 킨테로 지역 경찰은 집에 권총 강도가 들었다는 한 피해 여성의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이미 현장을 떠난 강도가 아닌 신고자인 집 주인 여성을 먼저 체포했다. 유난히 후각이 민감한 경찰 덕분에 벌어진 반전 상황이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신고 내용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었다. 여자의 집엔 권총강도가 들었고, 여자는 피해자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 중 유난히 발달한 후각을 가진 경찰관의 '후각 본능'이 작동하면서 상항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전개됐다. 

경찰의 코를 자극한 건 마약 냄새였다. 이 경찰은 "피해자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대마초 냄새가 코를 찌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에게 "잠시 집을 좀 둘러봐야겠다"고 말한 뒤 냄새를 쫓아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남달리 예리한 코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여자의 집 뒤편엔 온실 같은 비밀공간이 있었다. 여자는 이곳에서 대마초를 잔뜩 재배하고 있었다. 

여자는 온도와 습기를 적당하게 유지하는 장비, 조명 등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대마초 800여 주를 키우고 있었다. 경찰은 "개인이 재배하는 규모로는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농장 같은 대규모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경찰은 마약에 관한 법 위반으로 여자를 긴급체포했다. 여자는 "강도를 잡으러 온 경찰이 왜 피해자를 잡아가려 하느냐"고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찰은 "강도를 당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2개의 사건은 전혀 별개"라면서 "강도사건은 수사를 하겠지만 불법으로 대마를 키운 데 대한 법적처리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칠레 주변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등 개인소비를 위해 대마 재배를 허용한 국가가 여럿이지만 칠레는 아직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다. 

지난달 칠레 하원에는 대마의 개인소비를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찬반이 엇갈려 입법논의가 순탄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한편 경찰은 "현행법상 대마 재배는 불법"이라면서 "익명 신고가 가능하니 이런 경우를 알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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