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이브사이언스 등 과학 전문매체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코넬대학교 소속 고고학자인 토마스 어번 박사와 대런 듀크 박사는 우연히 유타주(州) 솔트레이크 소금사막에 있는 유타주 공군 시험 및 훈련장(UTTR)을 지나던 중 바닥에서 독특한 형상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소금사막의 황량한 바닥에 찍힌 것이 사람의 발자국이라고 확신했고, 이내 연구진을 꾸려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해당 발자국의 형태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지표투과레이더(전파를 수신하여 영상화하는 장비)를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맨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추가 발자국을 찾을 수 있었다.
분석 결과 해당 발자국은 총 88개였으며, 성인과 어린이의 것이 뒤섞여 있었다. 어린이는 5~12세로 추정됐다. 또 지표투과레이더 및 발자국 샘플의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해 발자국이 만들어진 시기는 1만 2000년 전 홍적세 시기라고 결론 내렸다.
신생대 제4기 전반에 속하는 홍적세는 약 258만 년 전부터 1만 2000년 전까지의 지질시대를 의미한다. 인류가 발생해 진화한 동시에, 매머드와 같은 동물 및 현재의 식물과 같은 것이 생육한 시기다.
유타주의 약 33%는 과거 소금이 가득했던 사막이며, 미국 내에서는 네바다주(州)다음으로 건조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이 지역은 현재처럼 건조하지 않은 습지였으며, 당시 인류는 축축한 진흙을 밟아 발자국을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기후변화 탓에 습지가 황무지로 변했고, 1만 2000년 전 인류의 발자국은 모래로 채워졌다. 다행히 발자국이 찍힌 진흙의 형태가 무너지지 않아 오래도록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최소 1만 년 동안은 솔트레이크 사막에서 이러한 발자국 흔적을 만들 수 있는 습지 조건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기후 조건과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를 종합해, 해당 발자국이 1만 2000년 이상 된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사람들은 얕은 물 속을 걸으면서 발자국을 남긴 것 같다”면서 “지표투과레이더를 통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발자국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홍적세 시대 당시 가족의 생활양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프리카 바깥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현생 인류의 발자국 화석은 이탈리아 로카몬피나 화산지역의 35만 년 전 화석이다. 탄자니아 라에톨리에서는 36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발자국이 발견되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