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전 7시쯤 뉴사우스웨일스주 스노이산지 일대 양떼목장에 우주선 잔해가 추락했다.
당시 주민들은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진 듯한 굉음을 들었다고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상에 밝혔다.
넘블라 베일이라는 현지 지역에서 양떼목장을 운영하는 농장주 믹 마이너스는 이틀 뒤인 그달 11일 자신의 목장 외딴곳에서 높이 약 3m짜리 금속 파편이 지면에 박혀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마이너스는 해당 물체가 무엇인지 전혀 예상할 수 없어 이웃 주민 자크 월러스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봤다. 월러스 역시 자신의 양떼목장에서 알 수 없는 금속 파편 몇 개를 발견했다고 했다.
월러스는 “난 굉음을 듣지 못했으나, 내 딸들은 매우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일단 파편들이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면서 “집에 떨어졌다면 엉망진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스는 호주 민간항공안전청(CASA)에 연락했으나 미 항공우주국(NASA)에 연락해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난 달게티에 사는 농부일 뿐이다. NASA에 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월러스의 목장에서 발견된 파편들 중 한 개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다. 호주국립대 천체물리학자 브래드 터커 박사는 “드래건 캡슐이 분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잔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드래건은 미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캡슐로, 지난 5월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했다. 당시 분리된 캡슐 하단부인 트렁크가 최근에서야 추락했다는 것이다.
터커 박사는 또 “사진을 보면 불탄 흔적이 뚜렷한데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 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통 육지 대신 바다에 떨어져 매우 보기 드물다”며 “우주 쓰레기는 종종 작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재진입 시 불에 타버리므로 원래 더 큰 조각”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스윈번공대 천문학자 레베카 앨런 박사도 해당 파편이 스페이스X의 로켓 페어링 부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은 위성 데이터를 사용해 로켓 잔해와 같은 우주 쓰레기가 통제불능 상태로 추락해 인명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앞으로 10년 이내 지구에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가 누군가를 죽이거나 다치게 할 확률은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