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구조 기다리다 차례로… ‘종말급 물난리’ 1000명 사망 비극 [파키스탄 대홍수]

작성 2022.08.28 18:14 ㅣ 수정 2022.08.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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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州) 코히스탄에서는 홍수에 갇힌 청년들이 3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리다 차례로 휩쓸려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매체 돈(DAWN)은 로어 코히스탄 사나가이에서 청년 4명이 범람한 강물에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석 달째 멈출 줄 모르고 쏟아지는 폭우에 파키스탄 곳곳이 물에 잠겼지만, 장비 부족으로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州) 코히스탄에서는 홍수에 갇힌 청년들이 3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리다 차례로 휩쓸려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파키스탄 매체 돈(DAWN)은 로어 코히스탄 사나가이에서 청년 4명이 범람한 강물에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25일 사나가이 마을을 따라 흘러 인더스강과 만나는 더 베어 강이 범람했다. 강한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불어난 강물은 근처 도로를 집어삼켰다. 직업 운전사였던 모하마드 오바이둘라와 모하마드 리아즈는 수위가 높아지자 높은 곳에 차를 대고 탈출하려 했다. 모하마드 안와르, 모하마드 파즐, 하자라트 빌랄이 그들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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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5명은 근처 바위로 피신했다. 차에서 챙겨 나온 밧줄과 주민들이 던진 밧줄에 의지해 구조를 기다렸다. 그사이 물은 계속 불어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패막이 되어주던 다리까지 떠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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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위는 급격히 상승했고 청년 5명은 근처 바위로 피신했다. 차에서 챙겨 나온 밧줄과 주민들이 던진 밧줄에 의지해 구조를 기다렸다. 그사이 물은 계속 불어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패막이 되어주던 다리까지 떠내려갔다. 

물은 계속 불어나고 구조대는 오지 않고, 고립된 청년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지체했다간 머리까지 완전히 파묻힐 게 분명했다. 결국 청년들은 밧줄을 쥐고 탈출을 시도했다.

다행히 청년 중 한 명은 주민들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나머지 4명은 끝내 뭍을 밟지 못하고 거센 강물에 차례로 휩쓸려 사라졌다. 현지언론은 모하마드 오바이둘라는 이름의 청년이 유일한 생존자였으며, 실종된 4명 중 1명의 시신만 수습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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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지역 정부가 헬리콥터를 보내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주도 페샤와르나에서 한 시간이면 헬리콥터가 도착할 수 있었을 거라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동원해 정부와 대응 기관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책임론이 잇따르자 코히스탄 당국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 성명을 냈다. 코히스탄 당국은 "구조 장비와 인력이 극도로 부족한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의 마흐무드 칸 총리(파키스탄정의운동당 소속)가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방문에 맞춰 헬리콥터를 붙잡아 두는 바람에 구조에 활용되지 못한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파키스탄정의운동당(PTI) 당국자가 나서서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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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은 매년 6~9월 몬순 우기에 접어든다. 7월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다. 그러나 올해는 6월 중순부터 석 달 넘게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국(NDMA)에 따르면 8월 평균 강수량은 전년 대비 241% 증가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신드와 발로치스탄의 평균 강수량은 각각 784%, 496% 늘었다.

NDMA 발표에 따르면 26일 기준 어린이 343명 포함 982명이 사망했고, 1456명이 다쳤다. 이틀 사이 사망자가 1000명을 돌파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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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 북서부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州) 코히스탄에서 또 다른 일가족 5명도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번 홍수로 파키스탄 160개 행정구역 중 최소 116개 구역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66개 구역은 공식적으로 재난을 선포했다. 가옥 68만2139채가 침수됐으며, 교량 149개가 유실됐다. 수재민 3300만명 중 5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갈 곳 없는 상황이다. 아직 홍수 지역에 고립된 주민도 많지만, 장비 부족으로 구조는 더디기만 하다.

파키스탄 정부의 긴급 수요 평가 초기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재민 구호에는 당장 723억 6000만 파키스탄 루피, 한화 약 4407억원 필요하다. 유엔은 파키스탄을 돕기 위해 1억 6000만 달러(약 2148억원)를 모금할 계획이며, 영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긴급 지원으로 150만 파운드(약 23억원)를 마련할 예정이다. 튀르키예가 보낸 구호품은 29일 파키스탄에 도착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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