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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모래성 붕괴, 11살 어린이 모래사장에 매몰돼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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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모래사장도 위험한 곳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말아주세요" 칠레 당국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뜻 이해하기 힘들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당부 발언의 배경엔 최근 발생한 모래성 붕괴사고가 있다. 

칠레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모래성을 쌓고 놀던 11살 어린이가 붕괴사고로 매몰돼 숨졌다.

사고는 칠레 페우뇨 해변에서 발생했다. 사망한 11살 어린이는 동생과 함께 모래사장에 나가 모래성을 쌓고 모래놀이를 즐겼다. 

거대한 성을 만들고 터널을 파 모래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제법 그럴 듯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게 아이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흔적이 되어버렸다. 터널을 통해 완성된 모래성으로 향하던 중 와르르 터널이 붕괴, 11살 어린이를 덮어버린 것이다. 

함께 놀던 동생은 가까스로 탈출, 목숨을 건졌지만 매몰된 형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구조를 요청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 막 겨울이 끝나가는 칠레에서 바닷가에 놀러 나온 사람은 단 1사람도 없었다. 

소방대 관계자는 "어른이 한두 사람이라도 주변에 있었다면 아이를 구조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없어 참사를 막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동생은 형을 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곧장 집으로 달려가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 부모는 구조대를 부르고 즉시 사고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아이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동생이 알려준 사고지점에서 한참 모래를 파헤친 부모는 아들을 찾아냈지만 아이는 이미 숨진 뒤였다. 

소방대는 "아이들의 집이 모래사장 주변인 건 맞지만 꽤 되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부모에게 알려 매몰된 형을 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다급한 상황에서 이런 판단을 하지 못한 채 형을 살리기 위해 집으로 달려간 어린 동생의 심정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본격적인 물놀이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모래성 붕괴사고는 어린 자녀들에게 완벽하게 안전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외출하면 보호자가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 말고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 외 대안은 없다"고 보도했다. 

한편 칠레 경찰은 "전례를 찾기 힘든 사고지만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 사고의 기록을 남기고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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