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인 NBC 뉴스 등에 따르면, 크레이크와 크리시 마스 부부는 5년 전 어느 날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에 있는 자택 뒷마당에서 악어에게 처음 습격당했다.
당시 악어는 부부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개 2마리를 쫓다 잔디를 깎던 아내 크리시에게까지 달려들었다. 크리시는 가까스로 악어 공격을 피했다. 이후 가족은 이 악어가 나타날 때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남편 크레이그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앨버트(악어 이름)는 매우 사나운데 나타날 때마다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가 자식처럼 기르는 개들을 노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부는 올해 들어 악어에게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친구인 론 올레런쇼가 부부를 위해 악어 사냥 면허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크리시는 “앨버트 때문에 항상 불안감을 느꼈다. 그가 잡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지난 6일 밤 부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집 근처 하천에서 악어를 발견한 크리시는 곧바로 크레이그에게 전화를 걸어 론을 불러오라고 했다.
이후 크레이그가 론과 또 다른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오면서 악어를 잡기 위한 작전이 펼쳐졌다. 이들은 줄이 달린 화살을 사용했고 얼마 뒤 악어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죽은 악어는 너무 커 굴착기를 동원해 끌어내야 했다.
부부는 자신들을 괴롭혀온 악어를 잡은 론에게 맥주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론은 죽은 악어만 갖기로 했다.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모두에서 발견되는 악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 보호된다. 그러나 사냥 면허를 취득하면 악어를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다.
현지에서는 악어가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34세 소방관이 악어에게 습격당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후안 카를로스라는 이 남성은 탬파 근처 호수에서 헤엄치다 길이 3.6m 악어에게 습격당했다. 그 모습은 당시 한 남성이 날린 드론 카메라에도 포착됐다.
공군 출신으로 최근까지 철인 3종 경기에도 출전한 후안은 악어와 사투를 벌이다 스스로 빠져나왔다. 그는 병원에 실려 가 악어 공격으로 다친 두개골과 얼굴을 복원하는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그는 ABC 방송에 “물속에서 공격당했을 때 악어의 딱딱한 비늘과 이빨만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반격해 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