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은 대만 연합보 보도를 인용해 ‘대만 타이둥과 화롄 등 다수의 지역에 지진이 발생해 재산과 인명 피해가 이어졌으나 대만의 지도자 차이잉원은 지난 18일 방재 회의에 참석해 단 몇 줄의 원고를 읽고 불과 4분 2초 만에 회의장을 떠났다’고 21일 뒤늦게 문제를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재긴급회의가 열렸던 지난 18일 저녁, 차이 총통은 재해 현장 공무원들과 온라인 영상 회의를 연결한 자리에 단 몇 분간 머문 뒤 곧장 사라졌다.
당시 방재 담당 공무원들은 차이 총통이 회의에 참석하기까지 2시간 동안 회의장 안에서 그를 기다렸으나, 예정보다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차이 총통은 준비해 온 짧은 원고를 읽은 뒤 추가 질의응답과 긴급 대책 마련 없이 곧장 자리를 빠져나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연합보는 ‘그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비판이 가해졌고, 지진 발생 지역인 타이둥과 화롄의 담당 공무원들은 차이 총통의 무책임한 태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고 폭로했다.
타이둥 교통관광발전처 쉬밍훈 처장은 자신의 SNS에 “18일 오후 6시경 타이둥 정부는 차이 총통과의 회의 방침을 시달했다. 그가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긴급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공무원들은 2시간 동안 대기했지만 그는 원고를 간단히 읽는 것으로 연설을 마치고 회의장을 떠났다”고 당시 상황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무의미한 방재 회의였다”면서 “회의 내내 차이 총통은 이 지역에 대한 담당 공무원들의 설명과 보고를 들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차이 총통의 연설 중 마이크가 꺼져 있어서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의 발언을 듣지 못 했다”면서 “그는 지진 발생 지역에 대한 어떠한 질문이나 진행 상황, 후속 대처에 대해 단 한 건의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차이 총통은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죄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재해 지역 담당 직원들이 바쁜 탓에 의사소통이 부족했고 그 때문에 재난 구호팀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차이 총통 마음속엔 주민들의 안위에 대한 걱정이나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면서 “그의 태도는 차이 총통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가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당선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