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4일 미국에서는 2021년 플라스틱이 5100만t이나 버려졌고 그중 240만t이 재활용됐다는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인 한 명이 1년간 버린 플라스틱은 150㎏에 달했다.
문제는 실제 재활용된 플라스틱이 5%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나머지 95%는 매립지로 가거나 자연환경에 그대로 버려졌다. 이 중 일부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 미세플라스틱은 5㎜ 이내로 잘게 부서진 입자로, 해양 생물이나 소금으로 침투해 결국 사람의 식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린피스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생산 비중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이고 순환적인 경제를 창출한다는 업계의 주장은 허구라고 비난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양이 너무 많아 수거하기가 매우 어렵고, 재활용을 위한 분류 작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재활용 과정은 엄청난 비용이 들고 환경에도 유해해 작업자를 독성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의 미국 운동가 리사 램스든은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 유니레버와 같은 회사들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결책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을 장려하고자 수십 년간 업계 일선 단체들과 협력해왔다. 그러나 데이터는 실제 대부분의 플라스틱이 재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면서 “진정한 해결책은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375개 재활용 시설은 오직 2가지 유형의 플라스틱만 받고 있다. 생수·음료병에 흔히 쓰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페트)와 우유·샴푸·세정제품 용기에서 볼 수 있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제품이 실제 재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페트와 HDPE 제품의 실제 재활용률이 각각 20.9%와 10.3%로, 두 가지 모두 2020년 조사 때보다 좀 더 낮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스티븐 알렉산더 미국 플라스틱재활용업체협회(APR) 회장은 “그린피스가 계산한 5%의 재활용률은 맞지 않은 것 같다. 미국에서 플라스틱의 81%는 소비자로부터 나온 것이며, 환경보호국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런 종류의 플라스틱 용기 중 19%가 재활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APR의 최근 보고서(Recommit, Reimagine, Rework Recycling)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소비자용 플라스틱 용기 3가지는 페트와 HDPE, 폴리프로필렌(PP)이다. 페트와 HDPE 병에 대한 이용 가능한 최신 정보는 2020년부터 나왔는데 재활용률은 28%다. PP 병은 재활용률이 17%이고, 다른 PP 경질용기는 8%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