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이란 남서부 항구 도시 반다르 마샤르에서 송유관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 도시는 이란의 대표적인 석유 수출항이기도 하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현장 영상에는 석유 저장고 인근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시 당국자는 화재는 이미 진압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SNS 사용자들은 이번 화재가 사보타주(비밀파괴 공작)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 라히얍(rahyab) 뉴스도 화재가 누군가에 의해 고의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도덕 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8주째 이어지고 있다.
학생과 교사, 노동자까지 폭넓은 계층의 참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시위가 외부 세력에 의해 주동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강경 진압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이란 석유 노동자 수십 명도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한 정유소의 석유 노동자들이 ‘독재자에 죽음을’을 외치고 공장을 나서며 파업에 돌입하는 모습이 SNS상에 공유되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는 이란군의 강경 진압을 막고자 타이어에 불을 질러 도로에 깔아놓기도 했다.
한편 송유관 화재 사고가 일어난 이날 같은 도시에 위치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군 사령부도 괴한 습격을 받았다. 당시 수비대원 한 명이 총상을 입고, 괴한 한 명이 사살됐다. 군 당국은 습격 이후 도주한 괴한 한 명을 추적하고 있다고만 밝힐 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