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은 러시아의 침공 초기 폭격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 중 하나다. 지난 4월 러시아군이 물러간 이후 현재 우크라이나 측은 파괴된 도시 재건에 한창이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은 파괴된 건물 벽 등에 총 3점이 그려졌다.
작품들을 보면 거꾸로 자세를 취한 체조 선수, 시소를 타는 어린이 그리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한 소년이 유도로 제압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평소 반전(反戰)을 주제로 한 여러 작품들을 그려온 뱅크시가 실제로 보로디얀카 마을에 가서 벽화를 그린 셈. 뱅크시는 11일 이 작품들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보로디얀카, 우크라이나'(Borodyanka, Ukraine)라고 적었다.
일명 ‘얼굴 없는 화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뱅크시는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그렸다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특히 지난 2018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뱅크시의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 104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15억 원)에 낙찰된 직후 갑자기 경고음과 함께 그림이 액자 밑으로 통과하면서 여러 조각들로 갈갈이 찢겨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