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에 탑승한 인간이 멀리 지구를 바라보며 촬영한 이 사진은 지난 1972년 12월 7일 촬영됐다. 지구를 휘감고 있는 푸른 바다, 얼음에 덮인 남극대륙과 불그레한 아프리카, 인도양의 사이클론까지 어우러진 광경은 인류에게 저절로 경외감을 들게했다.
당시 달로 향하던 아폴로 17호의 선장 유진 서넌은 뒤를 바라보며 핫셀블라드 카메라와 자이스 렌즈를 사용해 지구를 담았다. 약 4만5000㎞ 떨어진 거리에서 본 지구의 모습은 숨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푸른 구슬'이었다. 캄캄한 우주 공간에 두둥실 떠있는 지구 모습에 지금까지 이 사진은 고유명사를 뜻하는 ‘The’를 붙여 ‘더 블루마블’(The Blue Marble)이라 불린다.
특히 블루마블은 동그란 지구 전체를 온전히 담아낸 최초의 사진이자 사람이 직접 촬영한 마지막 사진이다. 이처럼 먼 우주에서 지구와 인류를 돌아보고 느끼는 감정과 충격으로 인해 세계관이나 인생관 등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오버뷰 이펙트'(Overview Effect), 조망효과라 한다. 아폴로 17호 사진이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1970년대 활발했던 환경주의 운동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인데, 드넓은 우주 속에서 홀로 남은 지구의 소중함을 여과없이 드러내기엔 안성맞춤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50년 만에 두번째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NASA는 지난달 16일 아르테미스의 첫 우주선 ‘오리온’을 역대 최강 로켓 SLS 실어 달로 발사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