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에 가까운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로 아무 준비 없이 위드 코로나를 맞이한 시민들이 해열제 사재기에 나서면서 일찌감치 해열제 품귀 현상이 시작됐다.
더불어 발열 환자들이 늘면서 중국 전역의 응급실에는 발열 환자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왕이를 비롯한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9일 허베이성 한단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녀의 발열 상태를 공유한 영상이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는 이불 속에서 나와 일어나 앉은 아이의 머리와 코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상을 공개한 아이의 엄마는 “체온이 한때 42도까지 올랐을 때 실내 온도와 차이가 많이 나면서 머리에서 연기가 났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코로나19 감염자 대부분이 고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고열 증상이 있어도 병원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상하이 지역 매체인 신민완바오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상하이 전역의 발열 진료소에는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최소 4~5시간의 대기 시간이 발생했다. 특히 병원을 찾는 환자 중 노년층이 많아지면서 실신까지 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한 병원에서는 오전에만 이미 1000명이 넘는 환자가 대기했고, 오전 8시부터 기다리는 환자만 100명에 육박했다.
병원에 가도 딱히 방도는 없다. 전국적으로 해열제가 턱 없이 부족해 3~4시간 대기 후 받는 처방약이라고는 이부프로펜 두 알이 전부다. 이 때문에 의사와 환자 간에 몸싸움에 가까운 언쟁이 오가는 경우도 빈번한 상황이다.
결국 상하이의 한 의료진은 “체온이 38.5도 이하인 경우에는 굳이 해열제를 먹지 않고 끓인 물을 마시거나 휴식을 취해도 된다. 38.5도 이상인 경우에도 심한 경우에만 해열제를 복용하라”고 당부 하기도 했다.
중국이 코로나 환자 통계 발표를 사실상 거의 포기한 상황에서 무증상, 경증환자도 모두 출근이 가능하다는 발표가 이어지고 있어 오히려 그동안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켜왔던 시민들이 당황하고 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