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이달 초 일부 농가에 대한 달걀 생산을 제한하는 농업규제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달걀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여기에 각종 외부 요인까지 겹쳐지면서 시중 달걀 값이 치솟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도 최근 인플레이션과 조류인플루엔자의 유행이 겹치면서 달걀 가격이 치솟아 멕시코나 캐나다 등지에서 달걀을 밀반입하려 한 사례가 급증했다.
1인당 달걀 소비량이 유독 높은 뉴질랜드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특히 뉴질랜드는 온대 기후에 속해 있는 덕분에 목축업과 낙농업 등이 발달했지만 최근 정부가 산란계들이 좁은 철재 우리 안에서 공장형 밀집 사육으로 키워지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도입해 사실상 다수의 양계 업체가 문을 닫거나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뉴질랜드의 핵심적인 기후 정책인 ‘탄소 농업’에 무게가 실리면서 낙농업이 큰 타격을 입는 등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뉴질랜드에서는 차라리 주민 스스로 닭을 키워 달걀을 스스로 공급해 먹자는 주민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이달 들어와 뉴질랜드의 대표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트레이드미’의 인기 검색어에 닭과 양계 장비에 대한 검색량이 지난달 대비 무려 19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해당 사이트를 통해 집에서 키운 닭과 달걀을 직접 판매했다는 경험담이 SNS에 속속 게재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뉴질랜드의 한 네티즌은 “추워진 날씨 탓에 외출하는 시간을 대신해 집 안에서 닭 몇 마리를 사다가 키웠고 얼마 전에 처음으로 SNS에서 알게 된 한 남성에게 작은 닭 두 마리를 처음 판매했다”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아서 놀랐다. 한 동안 아르바이트 대신 닭 키우기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