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사능 캡슐은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가 서호주 뉴먼의 한 광산에서 채굴 작업에 사용하던 방사선 측정기의 핵심 부품이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방사선 측정기 수리를 위해 1400㎞ 떨어진 서남부 도시 퍼스로 운송을 시작했고, 25일 수리를 위해 상자를 열자 측정기 안에 있어야 할 세슘-137이 들어있던 캡슐이 감쪽같이 사라진 상태였다. 세슘은 감마선과 베타선을 모두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로, 이에 호주 당국은 캡슐 반경 1m 내에 1시간 있으면 엑스레이를 10번 받는 것과 같은 방사선에 노출되기에 일반인은 반드시 5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캡슐이 지름 6㎜, 높이 8㎜로 매우 작다는 점으로, 고속도로 어딘가에 떨어졌다면 사실상 찾기가 매우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만약 캡슐이 도로에 떨어진 뒤 다른 차량의 타이어에 박혀 이동했다면 수색 범위는 그야말로 호주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호주 당국은 캡슐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그러나 수색에 나선 서호주 당국은 전문 탐지 장비를 장착한 차량으로 고속도로를 훑어간 끝에 1일 뉴먼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곳에서 방사선 캡슐을 찾는데 성공했다.
스티븐 도슨 서호주 비상대책부 장관은 "비상 대응 부서와 국방부, 방사선 전문가가 참여해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면서 "수색 범위를 고려할 때 캡슐을 찾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으며 말 그대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았다"고 자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캡슐은 운송 중 트럭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해당 지역이 오염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사성 물질 운송과 관련한 규제가 벌금형에 그치는 등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