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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출산’ 아르헨티나 14세 소녀, 경찰 조사 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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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기를 낳은 14살 여자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출처=테에네)
홀로 아기를 출산한 14살 아르헨티나 여자 아이가 수사선상에 올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건은 최근 아르헨티나 살타주(州)의 지방도시 오란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길에 신생아가 버려져 있다는 행인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은 “탯줄도 제대로 자르지 않은 핏덩이 같은 아이였다”면서 “시신을 수습할 때 지켜보던 몇몇 주민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누군가 아기를 유기한 것으로 보고 사망한 신생아가 버려진 경위를 확인하려 애를 썼지만 실마리를 찾기 힘들었다. 백방으로 뛰던 경찰에 눈이 번쩍 뜨이는 전화를 걸어온 건 한 병원이었다. 

병원은 “하혈을 하며 응급실로 들어온 여자아이가 있는데 아무래도 출산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병원으로 달려간 경찰은 여자아이로부터 “화장실에서 혼자 아기를 낳은 후 창문으로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여자아이의 집과 사망한 신생아가 발견된 장소가 일치하는 등 진술의 신빙성은 컸다. 

하지만 여자아이의 진술은 거기까지였다. 아이는 자신이 임신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진술을 거부했다. 출산할 때 도움을 준 가족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이는 굳게 입을 다물었다. 

경찰은 성폭행을 의심했다. 수사 관계자는 “성폭행을 당해 원하지 않는 아이를 갖게 됐고, 범인은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 수사에서 아기를 낳은 아이는 피해자다. 

하지만 여자아이는 동시에 가해자 혐의도 받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신생아의 죽음과 관련해서다. 

아기를 버린 사람이 산모 자신이고 아기가 사산했다면 여자아이에겐 시신 유기 혐의가 적용되겠지만 아기가 살아 있었다면 여자아이는 자식을 살해한 엄마, 즉 살인범이 된다. 신생아가 던져진 곳은 아스팔트 바닥이었다. 

경찰은 “여자아이에게 물었지만 역시 답을 하지 않았다”면서 “부검 결과가 나오면 과학적으로 가려지겠지만 여자아이의 태도나 정황을 보면 살아 있는 신생아를 버렸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과 여자아이의 사연이 보도되자 인터넷엔 여자아이에게 너무 가혹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넘쳤다. 네티즌들은 “설령 아기를 죽인 게 엄마라고 해도 정상을 참작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14살이면 어린이와 마찬가지다. 성폭행 피해자에 살인범이라니 아이가 감당하긴 너무 어리다”는 등 아이를 구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아이를 출산한 아이는 아직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아기를 낳은 14살 여자아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 (출처=테에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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