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대만 계란 수급난이 만든 ‘웃픈’ 현실…계란 들고 튄 좀도둑 [대만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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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등으로 천정부지로 오른 계란값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계란을 노린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2일 대만 중시신문망(中時新聞網)은 신베이(新北)시 시즈구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12일 오전 계란을 구하려고 집 근처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다가 한 편의점에서 계란 두 판을 겨우 구매했는데 계란을 자전거 바구니에 놓고 잠깐 편의점에 들어간 사이에 누군가 가지고 도망갔다'며 불만을 게재한 사연을 보도했다. 이 여성은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대만에서 이런 좀도둑이 기승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하고도 믿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중년 여성은 이날 오전 평소 자신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에 아이와 동승해 계란을 구매하기 위해 거주지 인근의 마트를 전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집 근처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몇 곳을 둘러봤지만 계란을 구하지 못했다가 마지막으로 우연히 한 편의점에 남은 두 판의 계란을 구매하고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누군가 마치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가지고 달아났다. 여기가 정말 대만이라는 것을 믿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이 여성은 당시 관할 파출소에 계란 도난을 신고했으나 편의점 근처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 탓에 계란을 훔쳐 달아난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할 파출소 측은 이 여성에게 도난당한 계란 두 판을 인근 상점에서 우선 구매하도록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 여성이 굳이 국가 경찰력을 사사로이 사용하고 싶지 않다면서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되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자전거를 그대로 두고 계란 두 판만 훔쳐 달아난 사건은 이전에는 목격하기 힘들었던 사례”라고 흥미롭다는 반응이 모아졌다. 중시신문망은 ‘이 사연이 SNS에 공개된 직후 일부 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과거에는 자전거 도둑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으나, 계란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자전거는 그대로 놓아두고 계란만 훔쳐 달아나는 좀도둑이 급등한 것은 대만에서 처음 목격되는 일’이라는 반응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계란이 자전거보다 더 값어치 있게 여겨지는 시대가 왔다니 믿기 힘들다”면서 “얼마 전 코스트코 대형 마트에서 아직 계산도 안 하고 그저 카트 위에 올려둔 것이었는데, 그것 마저 몰래 가져가려 시도하던 한 고객이 생각난다. 고가의 계란 유통이 문제가 아니고, 아예 계란 자체를 구할 수 없게 된 상황이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대만에서는 계란 도매가격이 3개당 55대만달러(2358원)까지 치솟자 농업위원획가 직접 나서 사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농업위원회는 계란 가격을 잡기 위해 호주로부터 500만개의 계란을 긴급수입키로 했다.


또 천지중 대만 COA 주임위원(장관급)은 지난 11일 “긴급구호 차원에서 빠르면 3월 두 번째 주에 100~200만 개의 수입 계란을 대만에 들여올 것”이라면서 “가격이 비싼 수입산과 대만산의 가격 차이는 COA의 관련 기금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지연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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