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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만나면 총들고 싸워라” 에콰도르, 민간인 무장 허용 논란

작성 2023.04.04 09:22 ㅣ 수정 2023.04.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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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콰도르 경찰이 장총으로 무장하고 길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치안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남미국가 에콰도르가 개인의 신변안전을 위해 민간인의 무장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1일(이하 현지시간)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국민 개인의 안전을 위해 민간인의 총기 보유와 소지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총을 든 무장 범죄자를 만나면 총을 꺼내 들고 맞서라는 얘기다.

에콰도르는 민간의 총기 보유와 소지에 조건을 달았다. 25세 이상으로 심리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중독성검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 금지된 마약류나 주류에 중독되지 않은 경우에만 총기를 보유 및 소지할 수 있다. 테스트는 보건부가 진행한다.

총기를 다루는 솜씨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국방부의 테스트를 통과해 합격증을 받아야 한다. 실형 선고를 받은 적이 있는 전과자 또는 여성이나 친족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고발을 당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총기를 보유ㆍ소지할 수 없다.

이 같은 일련의 조건에 대해 라소 대통령은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고 했지만 25세 이상 국민 대부분은 테스트를 거쳐 총기를 보유하고 어디에서든 소지할 수 있다. 사실상 제한 없는 민간사회의 무장이라는 비판과 함께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와 전쟁을 수행해야 할 국가가 국민에게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라고 책임을 떠넘긴 셈”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치안불안의 해결책은 공권력을 제외한 전 국민의, 범죄자를 포함한 전 국민의 비무장화”라면서 정부의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무장을 결정한 라소 대통령에 대해선 ‘영혼 없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에콰도르의 명문 쿠엔카대학도 성명을 내고 국민 무장에 반대했다. 쿠엔카대학은 “국가가 스스로 살아남으라며 (국민) 안전과 보호의 책임을 국민 개개인에게 넘겨버렸다”면서 “민간사회가 무장하면 살인과 페미사이드(여성살해)뿐 아니라 자살까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은 “사회 취약계층일수록 범죄에 노출돼 있어 신변 불안을 느낀다”면서 “민간사회 무장화의 최대 피해자는 지금의 사회 취약계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수였지만 일각에선 정부의 결정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크리스티아노 에스테반 코보 의원(사회당)은 “총기의 보유와 소지를 허용하겠다는 건 라소 대통령의 공약이었다”면서 “늦었지만 정부가 매우 긍정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환영했다.
에콰도르는 중남미에서 가장 치안이 불안한 국가 중 하나다. 올해 들어 지난달 20일까지 에콰도르에선 살인사건 1356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동기 815건과 비교하면 살인사건은 무려 66.4% 증가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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