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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히 ‘똥’ 싸게 하겠습니다” 아르헨 시장후보 이색 공약 [여기는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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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당당한 화장실 공약을 내놓은 라사르테 후보와 타피비헤호 한 가옥의 화장실 변기
지방선거에 출마한 아르헨티나의 한 시장후보가 이색적인 공약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아르헨티나 투쿠만주(州) 타피비에호에서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아 시장후보로 나선 엔리케 라사르테. 그의 유세 연설에선 요즘 화장실과 대변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라사르테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유권자들 앞에 설 때마다 “대변을 보려고 화장실에 갈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습니까”라고 묻는다. 이어 “당당하게 갈 수 있는 화장실을 갖는 것은 타피비에호의 시민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라고 부르짖는다.

그러면서 라사르테 후보는 “당당하게 대변을 볼 수 있도록 꼭 해드리겠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한다. 시장에 도전하면서 그는 ‘당당한 화장실’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화장실다운 화장실을 시민들에게 보급하겠다는 게 공약의 핵심이다.

라사르테 후보는 “시장에 취임하면 가장 급한 1호 사업으로 당당한 화장실 짓기부터 시작하겠다”면서 “최단시간 내 화장실 2000개를 만들어드리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피비에호는 투쿠만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 중 하나로 상하수도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가옥이 많다. 집집마다 화장실도 열악해 가정집 화장실이 대도시의 웬만한 공중화장실보다 비위생적이고 부실한 경우가 많다.

라사르테 후보가 선거운동을 위해 제작한 동영상에는 때가 잔뜩 낀 변기가 등장한다. 더럽고 비위생적이기 그지없는 변기에는 상수도조차 연결되어 있지 않다.

라사르테 후보는 “우리 도시에서 1000가구 넘는 주민들이 이런 화장실을 쓰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당당한 화장실 짓기를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공약을 내놓은 후 라사르테 후보는 대변과 화장실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3선에 도전한 현직 시장에 대해 그는 “장장 8년 동안 주민들이 당당하게 대변을 보도록 만들어주지 못한 사람에게 뭘 바랄 수 있겠나. 또 선거에 나온 게 참으로 뻔뻔하다”고 공세를 퍼붓는다.


이색적인 공약에 대해 질문을 한 여기자에게는 “누구에게나 대변을 보는 곳은 꼭 있어야 한다. 당신이라면 이런 변기에 앉아 당당하고 편안하게 대변을 보겠는가”라고 되물어 기자의 얼굴을 붉히게 했다. 타피비에호에선 내달 14일(현지시간) 시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된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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