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첫 지구궤도 시험 비행에 실패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스페이스X는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에 있는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스타십은 발사장을 떠난 뒤 약 55초만에 동체에 가해지는 압력이 최대치에 이르는 ‘맥스 큐’ 구간을 통과했다.
그러나 맥스 큐 구간 통과 직후 동체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1단부 로켓인 ‘슈퍼헤비’와 2단부 로켓인 ‘스타십 우주선’ 분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스타십은 공중제비를 돌 듯 하늘에서 빙글빙글 크게 회전하면서 지상으로 떨어졌다.
계획대로라면 1단부인 슈퍼헤비를 떼어내고 2단부인 스타십 우주선은 홀로 고도 234㎞까지 상승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돌고 하와이 근처 태평양으로 착수해야 했다. 예정된 총 비행 시간은 90분이었지만, 실제 정상 비행은 3분 내외에 그쳤다.
결과는 발사 실패였지만, 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측은 “성공적인 시험 비행”이라고 자축했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흥미로운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이끈 스페이스X팀, 축하한다”면서 “몇 달 후에 있을 다음 시험 발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격려했다.
다만 머스크가 ‘짧은 배움’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썼다는 사실 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지구 궤도로 올리는 시험 비용에 쓴 정확한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 프로그램)전체 비용은 30억~100억 달러(한화 약 3조 9675억~13조 22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참고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초강력 우주발사체인 SLS(우주발사체시스템)의 1회 발사 비용은 20억 달러(2조 60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현재 발사 비용이 1기당 6700만 달러(약 878억원), 스타십은 1억 달러(약 1322억 5000만원) 수준이다.
머스크의 ‘꿈’은 화성에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도시 건설
한편 스페이스X의 스타십은 1단부와 2단부를 합친 길이가 120m 추력은 7590t에 달하는 거대 로켓으로,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로켓 중 가장 크고 강하다.
이는 NASA의 SLS를 능가하는 것으로, SLS의 길이는 98m, 추력은 3900t으로 알려져 있다.
NASA와 스페이스X는 인류의 화성 정착을 목표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거대 로켓과 우주선 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NASA는 인류의 화성 정착에 앞서 2025년 달 유인탐사를 위해 지난해 11월 달 궤도선 아르테미스 1호를 실은 SLS를 발사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에는 승객 100명을 태울 수 있으며, 이를 통해 2050년에는 100만 명을 화성에 이주시키는 것이 목표다.
NASA는 스페이스X와 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이르면 2025년 시도할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 스타십을 달 착륙선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