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지금

대만 탈장제스화, 대학생들도 흔적 지우기 나서 [대만은 지금]

작성 2023.06.17 19:54 ㅣ 수정 2023.06.1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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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질당한 장제스 기마상. 인터넷 캡처
대만에서는 최근 수년 간에 걸쳐 중화민국 1~5대 총통을 지낸 장제스(장개석)에 대한 흔적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에서 명문대로 꼽히는 국립정치대학교에서도 장제스 지우기에 나서기로 해 화제가 됐다.

16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정치대학교 학생회는 15일 회의를 통해 "역사바로세우기 촉진 조례안에 따라 강당 격인 사위당에 걸려 있는 거대한 장제스 초상화를 철거하고 뒷산에 이는 버스정류장 이름을 '장궁(장제스)동상'에서 '하오한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버스정류장 이름 개명과 관련해 정류장 이름은 주로 그 위치를 반영해야 하지만 실제로 버스정류장과 동상은 멀리 떨어져 있다고 했다.

국립정치대학교의 장제스 동상은 꾸준히 논란이 됐다. 과거 정치대학교에는 장제스 동상이 중앙도서관과 뒷산에 두 개 있었다. 이 동상들은 수차례 페인트 세례를 받았고, 심지어 장제스 기마상은 말다리까지 톱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중앙도서관의 동상은 2018년 한 보육원으로 옮겨졌다. 이어 정치대 교가 가사에서 '혁명', '삼민주의' 등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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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사유당에 걸린 장제스 초상화. 정치대학교 학생회
2016년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소위 '역사 바로세우기' 작업이 진행되면서 조례안도 마련됐다. 조례안은 일본 식민지 시대 이후에 대한 역사를 재정의하는 것이었다. 이는 탈장제스화, 탈국민당화 정책으로 불렸고, 이로 인해 과거 대만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던 장제스 동상은 하나둘씩 철거되면서 현재는 자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동상마저도 종종 공격당하기도 한다. 지난 4월 대만 이란현 쑤아오에 40년간 지표가 되어온 장제스 기마상이 철거되는가 하면 장제스를 기념하는 중정기념당에 있는 동상이 한 대만독립 단체 인사가 쏜 페인트볼 총에 맞기도 했다.

탈장제스화에 찬성하는 이들은 장제스를 독재자, 원흉 등으로 여긴다. 이러한 배경에는 1945년 8월 일본이 대만을 유엔에 양도한 뒤 국민당은 정부군을 대만에 파견하면서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당 군인들은 기존에 살고 있던 대만인들을 탄압했다. 1947년 228사건이 터지자 3월 당시 대만성 행정장관이던 천이는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기간 동안 국민당 정부에 반발한 대만인들이 죽거나 실종됐다. 이어 대만으로 옮겨온 국민당 정부는 1949년 5월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 계엄령은 38년 이상 지속되면서 1987년에 해제됐다.

중정으로도 불리는 장제스는 쑨원의 정통 후계자임을 앞세워 1928년 중국 난징에 거점을 둔 중화민국 국민정부의 주석을 거쳐 국공내전으로 인해 1949년 대만으로 패퇴한 뒤 1950년 3월부터 1975년 4월 5일까지 중화민국 1~5대 총통을 지냈다. 아울러, 그는 한국에 매우 호의적이었다.

류정엽 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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