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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당 총통후보 “중화민국식 ‘92공식’ 인정” [대만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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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우유이 국민당 총통 후보(가운데). 허우유이 페이스북 캡처
국민당 총통후보 허우유이 신베이시장이 92공식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해 민진당과 중국이 대조적인 반응을 보여 관심이 쏠린다.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입맛에 맞게 해석하기로 한 문서 없는 구두상의 합의로 일각에서는 '합의 없는 합의'로도 불린다. 

지난 3일 허우 후보는 92공식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화민국 헌법에 부합하는 92공식을 수용하되 일국양제의 92공식을 반대하며 차이잉원에 낙인 찍힌 92공식은 더욱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통일은 반대하면서도 92공식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가 92공식을 당당히 입에 올린 데는 자신을 못 미더워하는 당내 유권자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그는 국민당 지지 유권자들과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그는 92공식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히 내놓지 않아 다수의 국민당 지지층은 실망감을 드러낸 바 있다. 

허우 후보가 92공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게 된 배경에는 마잉주 전 정부 시절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을 지낸 진푸총이 최근 허우유이 선거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 전 비서장이 합류한 뒤 마잉주를 존중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허우 후보는 지난 2일 마잉주 앞에서 마잉주를 '양안의 최고 지도자"로 지켜세우고는 기존의 국민당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대만 민진당은 허우 후보가 국민당 지지자의 표심을 사려고 한다며 주류 여론을 무시한 행보라고 힐난했다.

민진당 총통 후보 라이칭더 선거캠프 대변인 다이웨이산 입법위원은 "허우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마잉주 전 총통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허우유이가 마잉주 전 총통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92공식을 던졌다"고 했다. 다이 위원은 이어 "그는 더 이상 대만의 주류 민의에 관심이 없다"며 "마잉주 정부 시대의 양안노선으로 돌아가 대만을 중국에 가두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허우유이가 모른 척하고 있는 것이 있다. 92공식은 중국 지도자 시진핑이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정의해왔고, 국민당도 92공식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며 "주리룬 국민당 주석도 92공식을 합의 없는 합의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대만은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대만은 중국을 통해 세계로 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4일 중국은 허우 후보의 92공식 발언에 대해 기존 입장을 거듭 천명하면서 92공식을 '정해신침'(定海神針)에 비유했다. 정해신침은 서유기에 등장하는 손오공이 사용하는 여의봉을 말한다. 직역하면 '바다를 안정시키는 신비로운 침'으로 여기서 바다는 대만해협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천 대변인은 92공식은 1992년 해협회와 대만 해기회를 통한 회담에서 이루어진 합의라며 "핵심 의미는 대만해협의 양측이 하나의 중국에 속해 양안 관계의 근본적인 성격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위한 정치적 기반이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정해신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양안은 1992년 합의를 기초로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공동으로 창출했다"며 "우리는 92공식을 견지하고 '대만독립'을 반대하는 공통된 정치적 기반에서 중국 국민당을 포함한 (대만)섬의 모든 정당과 긍정적인 교류를 유지하고 상호 신뢰를 공고히 하여 교류와 소통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류정엽 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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