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의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국방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벨라루스의 헬리콥터가 영공을 침범했다. 레이더로 포착하기 힘든 상당히 낮은 고도에서의 침범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국경 지대의 병력 증강을 지시했다”면서 “전투용 헬리콥터를 비롯한 추가 병력 및 자원을 피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란드 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벨라루스의 국경 침범에 대해 보고했으며, 벨라루스 대리 대사를 초치해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헬리콥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을 처음 제보한 것은 폴란드 동부 도시 비아워비에자 인근 주민들이었다.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SNS를 통해 벨라루스의 헬리콥터가 국경을 침범한 곳으로 보인다는 글과 영상을 게재했다.
이후 폴란드 당국이 주민들의 해당 주장을 부인했지만, 이후 국방부 발표를 통해 벨라루스의 영공 침범을 공식화했다.
“폴란드 영공 침범한 적 없다” 벨라루스는 부인폴란드의 해당 주장에 벨라루스는 전격 부인하고 나섰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폴란드과 “해외의 ‘주인님’들과 협의를 거친 뒤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바꾼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 측이 언급한 ‘해외의 주인님’들은 나토 회원국으로 추정된다.
또 영공 침범 주장에 관해서는 “우리는 (그들의 주장을) 시시한 이야기 정도로 보고 있으며, Mi-8 및 Mi-24 헬기의 국경 침범은 없었음을 밝힌다”고 못받았다.
다만 벨라루스의 이러한 해명에는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전쟁을 시작한 이후 줄곧 친러시아 국가로 분류돼 왔다.
러시아는 벨라루스가 서방의 군사적 보복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벨라루스 내에 전술핵무기까지 배치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에 실패한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부대가 벨라루스에 주둔하기 시작했고,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달 29일 “바그너 용병 100여 명이 폴란드 국경 인근의 벨라루스 도시 흐로드나와 가까워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폴란드 vs 벨라루스, 확전 가능성 있나폴란드와 벨라루스가 국경을 마주한 채 긴장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도리어 폴란드가 벨라루스에 고마워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리가 바그너 용병을 잘 붙잡고 있길 폴란드는 기도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없었다면 바그너 용병들이 (폴란드 남동부에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있는) 제퓨프와 수도 바르샤바를 박살냈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폴란드는 나를 비난해서는 안 되고 도리어 고마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폴란드는 바그너 그룹이 국경 지역에서 심각한 사건을 일으킬 경우,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우즈 카민스키 폴란드 내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이 폴란드로 진격하길 원한다”고 주장해 확전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3일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바그너가 서쪽(폴란드)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내비쳤다”고 덧붙였다.
폴란드는 현재 병력 1000명 가량을 벨라루스 국경 인근으로 파견한 상황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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