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군 지휘관인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자포리자주) 베르보베 근처 왼쪽 측면에서 우리 군은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했고 계속 더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군대가 “예상했던 것 만큼 빠르지도, 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에서처럼 빠르지도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요점은 (우리가 가진)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실제 행동으로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몇 주간 자포리자 지역에 있는 러시아군 거점들의 1차 방어선을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선을 따라 늘어선 러시아의 요새화 된 참호 네트워크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후라고 CNN은 분석했다.
다만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 점령지의 관리들은 전투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전했다. CNN은 양측의 전장 보고를 확인할 수 없지만, 입수 가능한 영상들을 공개 분석한 결과,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가 베르보베 마을 근처 러시아 방어선의 중요 지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는 동부 러시아 점령지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육교를 끊어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군은 자포리자 마을 로보티네를 공식 탈환하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3㎞ 떨어진 마을 노보프로코피우카 방향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로보티네의 4시 방향으로 약 15㎞ 떨어진 마을인 베르보베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각형처럼 보이는 이들 지역은 우크라이나군이 남쪽 방향 도시 토크마크로 나아가는 관문일 뿐이다. 토크마크는 반도까지 이어지는 철도·물류 요충지로 러시아군이 사용하고 있다. 타르나우스키 준장도 남부 전선 반격 중 최대 돌파구는 바로 이 도시를 탈환하고 나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CNN은 이주 초 우크라이나군이 토크마크에서 약 20㎞ 떨어져 있으며 여러 겹으로 된 러시아 방어선을 뚫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르나우스키 준장은 “앞으로 큰 돌파구가 있으리라 믿는다. 내 생각엔 토크마크 이후에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며 “현재 (러시아군은) 두터운 방어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