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할보르센 대표는 마잉주 전 총통 집정 시절 대만에 연설하러 왔다가 좋지 않았던 경험을 공유했다. 대만에서 처음 연설을 하게 된 그는 연설 직전 대만 정부로부터 “중국이나 중국 공산당을 비난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그는 호텔로 돌아와 연설문에 중국에 대한 비판 부분을 늘렸다.
할보르센은 그의 연설이 5분쯤 지나자 마잉주 전 총통과 일행이 자리를 떠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정부에서 제공한 운전기사에게는 다른 일을 배정해 ‘혼자서 택시를 타라’는 말을 들었다”며 “호텔로 돌아오니 배정 받은 방은 체크아웃이 끝난 상태로 방은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고 말했다.
마잉주 정부 때 총통부 부비서장을 지낸 샤오쑤센 마잉주재단 집행장은 할보르센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했다. 그는 마 총통이 외국 손님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관련 발언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17일 천젠런 대만 행정원장은 마잉주 전 총통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천 원장은 “마잉주 전 총통이 그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고 대만이 언론의 자유가 있는 국가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설명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만은 줄곧 모든 이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 왔다”며 “우리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세계인들이 대만에 오는 것을 환영하며 이들의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판윈 민진당 입법위원은 이에 대해 “대만 민주주의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마잉주 전 총통은 미국에 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모교인 미국 뉴욕대 연설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양안 평화 회담을 장려해야 한다면서 “대만 현 정부는 중국과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표기함)이라는 공동의 정치적 기초로 돌아가 대만해협의 전쟁을 피해 대만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할보르센 대표는 16일 연설에서 “중국 공산당 패권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대만과 굳건한 관계를 더욱더 돈독히 해야 한다”며 “대만의 운명은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독립된 민주공화국”이며 세계에서 희망의 등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이 독재 정치에서 탈출해 단시간 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 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다“고 운을 뗐다.
류정엽 대만 통신원 koreanlovestai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