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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항공 기술의 게임 체인저? ‘회전 폭발 엔진’에 투자하는 미국 [고든 정의 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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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셜 우주 비행 센터에서 테스트 중인 회전 폭발 엔진. 출처: 나사
2차 세계 대전은 현대 문명의 가장 큰 비극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등장한 신기술들은 인류의 삶을 윤택하게 했습니다. 제트 엔진이나 로켓 기술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자는 세계 곳곳을 하루 안에 연결하는 여객기가 가능하게 했고 후자는 인류의 우주 탐사 시대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공학자들에 봤을 때 제트 엔진이나 로켓 엔진 모두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트 엔진은 공기를 압축하기 위한 팬의 구조가 복잡해 비용이 상승하고 무게가 많이 나갑니다. 따라서 소형화에 한계가 있으며 한 번 쓰고 마는 미사일의 엔진으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로켓 엔진은 팬은 필요 없지만,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고 크기가 큰 액체 로켓의 경우 구조가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공기 중 산소를 사용하기 힘들어 별도의 산화제가 필요합니다.

당연히 공학자들은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회전 폭발 엔진 (rotating detonation engine, RDE)입니다.

연속으로 작은 폭발을 일으켜 추력을 내는 폭발식 엔진은 이전부터 연구되어 왔지만, 폭발 제어가 힘들어 상용화되지 못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회전 폭발 엔진입니다.

이름에서 다소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회전 폭발은 엔진이 회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연료/공기 혼합물이 원을 따라 연쇄적으로 폭발한다는 뜻입니다. 원통형의 실린더 안에 원을 따라 배치된 노즐이 연속으로 연료/공기 혼합물을 분사한 후 나선형으로 빠르게 작은 폭발들이 일어나므로 눈으로 볼 때는 원통형 불길이 나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회전 폭발 엔진의 장점은 엔진에서 움직이는 부분이 없어 구조가 매우 단순하고 고장이 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덩달아 엔진의 크기도 작고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기존의 엔진보다 25%까지 효율이 올라가 같은 연료로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회전 폭발 엔진은 일찌감치 나사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나사는 이미 몇 년 전 3D 프린터로 출력한 프로토타입 회전 폭발 엔진을 지상 연소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기존의 로켓 엔진을 회전 폭발 엔진으로 전환할 경우 로켓 제조 비용은 낮추고 발사 시 고장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료 효율을 높여 우주에 더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만약 우주선에 탑재할 경우 크기가 작고 가볍다는 것이 또 다른 큰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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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전 폭발 엔진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투기. 출처: DARPA
미국 고등 연구 계획국 DARPA 역시 회전 폭발 엔진의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DARPA가 생각하는 것은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소형 회전 폭발 엔진입니다. 이를 위해 미사일 분야에 대표적 방산 기업인 레이시온과 계약을 맺고 소형 회전 폭발 엔진 개발에 나섰습니다.

DARPA의 정확한 요구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토마호크 미사일처럼 소형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순항 미사일을 대체할 목적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기술적으로 초기인 만큼 대형 항공기 엔진보다는 소형 미사일 엔진으로 개발하는 것이 더 적합한 데다 구조가 단순해 한 번 쓰고 버리는 미사일용 소형 엔진으로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더 높은 연료 효율로 인한 사거리 증가, 단순한 구조로 인한 생산 단가 절감과 고장률 감소 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용화 수준의 회전 폭발 엔진 기술을 확보해 더 큰 미사일이나 항공기, 로켓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우주 항공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회전 폭발 엔진은 이론적으로는 이미 20세기 중반에 제시되었으나 상용화에 가까워진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21세기의 최신 기술을 이용해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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