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AA에 따르면 알래스카 지역의 대게는 수심 200m 미만의 해저에 살며 알래스카 어업에 연간 1억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안겨다주는 '효자'였다. 그러나 지난 2021~2022년에는 수익이 2400만 달러로 뚝 떨어졌을 정도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실제로 지난 1975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베링해에서 가장 적은 수의 대게가 발견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번 NOAA 연구는 그 원인을 밝힌 것으로 놀랍게도 정답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굶어죽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차가운 북극물은 대게와 같은 갑각류에게 이상적인 서식지가 된다. 그러나 지난 2018년부터 2년 동안이나 알래스카에 지속된 폭염이 기록적인 해수온도 상승과 해빙 감소를 일으켰다. 다만 이렇게 따뜻해진 물이 대게의 직접적인 사인은 아니다. 폭염으로 인해 따뜻해진 물이 게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쳐 칼로리 요구량을 증가시키는 것.
실제로 연구팀에 따르면 수온이 0℃에서 3℃로 상승하면 대게의 에너지 요구량이 두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알래스카에 폭염이 닥칠 무렵에는 개체수도 급증한 상태여서 한정된 먹이를 더 많이 먹기위해 게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아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논문의 주저자인 NOAA 생물학자 코디 슈왈스키는 "더위가 베링해의 먹이사슬 대부분을 파괴하면서 대게는 먹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수요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면서 "알래스카 대게에게 벌어진 일은 기후위기가 급속히 가속화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