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따르면, 그리스 기상청은 이날 크림 반도에 폭풍 베티나가 상륙해 약 8~10m 높이의 파도가 일면서 많은 지역에 범람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텔레그램 매체 ‘넥스타’도 같은날 오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크림 반도 주변에서 베티나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파도와 해수 범람의 강도를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크림 반도가 심한 폭풍에 휩싸였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또 “초속 40m에 달하는 바람이 나무와 지붕을 찢고 있다. 예바토리아의 많은 지역이 물에 잠겼고 세바스토폴에서는 대중 교통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폭풍은 러시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아나파와 크라스노다르에서 가장 강한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우크라이나 관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크림 현지 매체발 폭풍 관련 소식을 공유하면서 러시아군이 크림 반도 해안에 파놓은 방어 시설이 휩쓸려갔다고 주장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엑스를 통해 “폭풍이 크름 해변에 러시아군이 파놓은 참호 시설을 휘쓸어갔다. 크름 언론 정보에 따르면 예브파토리아에서는 해안 방어선과 공병 시설, 사격 진지 등이 물에 씻겨갔다”고 썼다.
미국의 국방 분석가 H.I.서튼도 엑스에 크림 해안의 참호 시설이 폭풍으로 인해 바닷물에 침수되기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해 놨다. 이 중 피해를 입기 전의 모습은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크림스키 비테르’(크림의 바람)가 공개했던 사진이며, 피해 후 모습은 게라셴코 고문이 공유한 영상 중 한 장면이다.
서튼은 이같은 비교 사진과 함께 “크림 반도의 (러시아군) 해안 방어선이 폭풍 탓에 큰 피해를 입었다”며 “아마 훨씬 더 많은 시설이 떠내려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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