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드론공격을 방어하는 용도로 환영받는 이 장비는 탱크 포탑 위에 설치되어 있는데 마치 승무원들이 비나 태양빛을 막는 용도처럼 보인다. 이같은 장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시달리던 러시아가 처음 탱크 포탑 위에 설치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적 탱크로 날아가 그 위로 폭탄을 투하하거나 자폭하는 방식으로 파괴한다. 곧 이 장비는 떨어지는 폭탄을 튕겨내거나 소형 자폭 드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다만 이 장비가 러시아군 탱크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다소 조잡하게 쇠와 철망으로 만들어져 전차와는 어울리지 않는 다소 희한한 모습이었다. 이에 서구언론은 ’코프 케이지‘(Cope cage)라 부르며 이 철장을 조롱한 바 있다. ’코프‘는 가혹한 진실을 외면하고 덜 불안한 상황을 믿는 행동을 빗댄 신조어다. 그러나 실제 전장에서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이 이어지면서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군 역시 탱크 포탑 위에 철장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 역시 이 장비를 도입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의 장비는 과거보다 견고한 지지대와 프레임으로 제작돼 훨씬 더 그럴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스크린의 상단 부분이 우산처럼 뾰족한데 이는 드론을 포함해 수류탄이나 급조폭발물이 떨어졌을 때 밖으로 튕겨내는데 유리하다. 여기에 재질 역시 쇠가 아닌 고무로 제작돼 자석이 부착된 폭발물이 달라붙는 것도 방지한다.
더워존은 “포탑 위에 설치된 새로운 방어 장비는 전차의 외형을 변화시켰다”면서 “이는 가자지구에서 전쟁 중인 전차병들이 직면한 다양한 위협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박종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