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용과 Dragon은 완전 달라!”…아이폰 케이스 中서 논란[여기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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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갑진년 용의 해를 맞이해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 케이스, 용과 이무기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에 나섰다. 출처: 펑파이신문
2024년 갑진년을 맞이해 출시한 아이폰 케이스 디자인에 대해 중국인들이 비난하고 나섰다. 해당 그림은 중국의 ‘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24일 중국 현지 언론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이폰의 새로운 케이스가 출시되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 내용에 따르면 해당 휴대폰 케이스는 498위안(약 9만 원)으로 아이폰 15 시리즈 전용이다. OtterBox 브랜드 Lumen 시리즈로 디자이너는 Yulong Lli로 되어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 속 붉은색 용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디자인으로 경사스럽고 상서로운 용의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해당 디자인이 공개되자마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중국 여러 매체에서는 해당 도안에서 용의 발톱이 4개라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중국 전통문화 속 용의 발톱은 5개라는 주장이다.

발톱이 4개인 경우에는 이무기라며 해당 디자인은 “용이 아니다”라는 지적이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중국 전통문화에서 용 발톱이 반드시 5개여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라면서 처음에는 3개, 4개 그러다가 5개까지 점차 변화된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화동사범대학의 한 민속학자는 “과거 용은 통일된 형상이 없었다”라며 위진남북조 시대부터 현재의 용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통일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송나라 이전에는 발톱 3개, 원나라 이후부터 발톱 개수에 대한 구분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황실에서 용 문양을 독점하고 난 이후부터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용과 이무기에 대한 의견과 함께 중국의 용의 영어 표현이 ‘드래건(dragon)’이 적합한 가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현재 중국 대부분의 초중고 교과서에서는 용을 드래건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화동사범대학에서는 “중국의 용은 dragon이 아니라 중국어 발음인 ‘롱(loong)’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어 속 ‘dragon’은 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허구의 동물로 해당 동물은 거대하고, 험악하고 겉모습은 거대한 도마뱀을 닮아, 일반적으로 사악함의 상징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용은 중화민족의 상징으로 긍정적이고 상스러움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어로 dragon으로 표현하는 것은 올지 않다”라는 입장이다. 중국 용의 영어 표현은 중국어와 발음이 비슷한 ‘loong’으로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주장이 반영되어 최근 들어 중국에서 loong으로 용을 표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1월 9일 중국국제방송인 CGTN에서 ‘신춘 용춤 대회’ 내용을 보도할 때 ‘용의 해’를 ‘Loong Year’라고 표현했고, 용춤은 ‘Loong Dance’로 번역했다. 지난 22일 중국 휴대폰 브랜드 화웨이는 새해 광고에서 처음으로 ‘Chinese Loong’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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