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예멘 아덴만을 지나던 화물선이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선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격당한 선박은 그리스 기업이 소유한 바베이도스 선적의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호’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 선박에 대한 공격이 예멘 시간 기준으로 오전 11시 30분쯤 발생했다면서 사망자 외에 선원 최소 4명이 다쳤으며 그중 3명이 중태라고 덧붙였다.
선원들은 배를 포기했다. 선박 소유사에 따르면 배는 현재 불에 탄 채 바다에 떠다니고 있다.
미국과 인도 군함이 구조에 나선 가운데 미 국방부 당국자는 불에 타고 있는 배 근처에서 구명보트 한 대를 발견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해운업계 소식통은 선원 3명이 실종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공격에 대해 예멘 항구 아덴에서 남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해상에서 선박 피격 사건이 접수됐으며 미국과 영국 연합군이 해당 선박과 선원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후티 공식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트루 컨피던스호는 미국 선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선박 승무원들이 예멘 해군(후티) 경고 메시지를 거부해 표적 작전이 이뤄졌다”며 “이스라엘의 침략이 멈추고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포위가 해제될 때까지 홍해 봉쇄를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티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급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뒤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주요 해상 무역로인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에서 민간 선박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왔다.
미국은 다국적 함대를 꾸리고 1월부터 영국과 함께 예멘 내 후티 근거지를 타격해왔지만 후티 반군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날에도 후티는 미군 구축함 카니호를 공격했으나 카니호가 폭탄을 탑재한 드론과 대함 탄도미사일 1기를 격추했다고 미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이후 미국은 보복 공습에 나서 대함 미사일 3기와 폭탄을 탑재하는 무인수상정 3척을 파괴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후티는 이제 불행하고 비극적이게도 무고한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며 “미국은 계속해서 후티가 그들의 공격에 대해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군은 예멘 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14분쯤 후티 통제 지역에서 발사 준비를 하던 무인기 2대에 ‘자기 방어’ 공습을 수행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런 조치는 항해의 자유를 보호하고 미 해군 함정과 상선들을 위해 공해상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취해진다”고 밝혔다.
한편 후티 공격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은 크게 줄어들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상반기 기준 월별 수에즈 운하 통과 건수는 2023년 정점 대비 42% 축소됐으며, 컨테이너 톤수는 82% 급감했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