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알렉세이 듀민 국무서기를 쿠르스크주 방어 책임자로 임명했다. 듀민은 푸틴 대통령의 후계자 후보군으로 자주 거론돼온 인물이다.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인 니콜라이 이바노프는 이날 자국 매체 RTVI와의 인터뷰에서 “내 정보원이 이 정보를 사전에 확인했다. 사실 듀민은 어제(12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 초대됐고, 대테러 작전을 감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그러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쿠르스크 지역의 영토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군대를 격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도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쿠르스크 지역과 접한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기갑 부대를 집결시키고 있다는 경고성 정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크렘린궁 측 인사와 가까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8일 관리들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전쟁 대처 방식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 내로 더 깊이 진격하면서 그에 대한 유사한 비난 보도가 지난주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떠돌았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쿠르스크 지역에 기갑 공격을 가했고, 수백 제곱 킬로미터의 영토를 빠르게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은 전날 12만 1000명의 주민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본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있는 일부 군대를 철수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부 전직 공무원인 미하일 즈빈추크가 설립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인 리바르는 듀민의 임명은 정부의 개입 없이는 보안군이 쿠르스크 지역의 작전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인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를 쿠르스크 작전 지휘관으로 임명했다는 추측도 있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0일 보고서에서 푸틴 대통령이 보트니코프 국장을 임명한 이유는 그가 이전에 러시아의 국내 안정과 크렘린 정권을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인 관리자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