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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때문에 초콜릿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핵잼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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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가리 꽃에 꽃가루를 옮기는 파리. / 출처=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곤충학 연구팀


지구 온난화는 수많은 생물에게 큰 위협이 된다. 특히 뜨거운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곤충들에게 더 큰 재난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비행시간이 길고 햇빛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꽃가루 매개 곤충들에 특히 치명적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곤충의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씨앗과 열매가 줄어들어 일차적으로 이를 먹는 동물에 영향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식물이 후손을 남길 수 없어 생태계 자체가 위험에 빠진다.

대개 꿀벌을 가장 중요한 꽃가루 매개 곤충으로 알고 있지만 파리 역시 꽃가루를 이동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파리는 꿀벌 다음으로 중요한 꽃가루 매개 곤충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마가리타 로페즈-우리베 교수(곤충학)는 열대-아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벌과 파리가 기온 상승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 연구를 진행했다. 데이터 수집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부터 이뤄졌는데, 학생과 연구원들 가운데 고국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현지에서 연구를 이어가 세계 여러 지역에 서식하는 꽃가루 매개 곤충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꽃가루 매개 곤충이 활동성이 떨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최대 온도인 CTMax를 측정했다. 끊임없이 비행하는 꽃가루 매개 곤충은 금방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기온이 너무 높으면 활동성이 떨어져 휴식 시간이 늘어난다. 당연히 꽃가루받이를 하지 않는 시간이 늘어나 식물의 수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곤충 입장에서도 먹이를 구하지 못해 죽을 가능성이 늘어난다.

연구 결과 파리가 꿀벌보다 고온 환경에서 버티는 능력이 낮았다. CTMax는 꿀벌 쪽이 평균 섭씨 2.3도 정도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폭염이 점점 더 자주 나타나는 환경에서 꿀벌이 그나마 파리보다는 잘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폭염이 잦아질수록 꽃가루 매개 파리와 파리가 꽃가루를 옮기는 식물 모두 더 위험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가 생태계 전반은 물론 농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클 것으로 우려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의 경우 파리에 의해 꽃가루가 옮겨지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더 심화하면 카카오 생산이 줄고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 급격한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만간 이 예측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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