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F-35 벗어나겠다더니”…프랑스·독일 175조 전투기 좌초 [밀리터리+]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워존 “화해 불가능한 차이로 붕괴”…유럽 6세대 전투기 핵심 사업 중단

확대보기
▲ 프랑스 다쏘가 공개한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차세대 전투기 개념 이미지.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한 유럽 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구상은 양국 간 이견으로 핵심 유인 전투기 분야가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쏘 항공 제공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해온 6세대 전투기 공동 구상이 양국 이견을 넘지 못하고 사실상 좌초됐다. 미국산 F-35 의존을 줄이고 독자 공중전 체계를 세우겠다던 약 1000억 유로, 우리 돈 약 175조원 규모의 계획이 핵심 유인 전투기 단계에서 멈춰 선 것이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의 미래전투항공체계(FCAS) 노력이 “화해 불가능한 차이”에 부딪혀 붕괴됐다고 보도했다. FCAS는 프랑스와 독일이 주도하고 스페인이 참여한 차세대 공중전 사업이다. 2040년대 운용을 목표로 6세대 유인 전투기와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 전투 클라우드를 하나로 묶는 구상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유인 전투기 분야가 먼저 멈췄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회동에서 양국 방산업체 간 이견을 더는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로이터 통신도 프랑스 엘리제궁 확인을 인용해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 전투기 개발을 계속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다쏘·에어버스 주도권 싸움이 결정타

확대보기
▲ 프랑스 파리에서 2020년 2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프랑스·독일·스페인 미래전투항공체계(FCAS·SCAF) 축소 모형. FCAS는 유럽의 차세대 6세대 전투기 구상으로 추진됐지만, 핵심 유인 전투기 분야는 프랑스와 독일의 이견 속에 사실상 좌초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결정타는 산업 주도권과 기술 공유 문제였다. 라팔 전투기를 만든 프랑스 다쏘는 FCAS의 핵심 유인 전투기 개발을 이끌려 했다. 반면 독일과 스페인 쪽 이해를 대표하는 에어버스는 더 균형 잡힌 역할 배분과 기술 접근권을 요구해 왔다.

군사적 요구도 달랐다. 프랑스는 차세대 전투기에 핵무장 운용 능력과 항공모함 탑재 능력을 넣으려 했다. 자국 핵 억제 체계와 해군 항공 전력을 함께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은 항모가 없고 핵 운용 개념도 프랑스와 다르다. 같은 기체를 만들더라도 어느 임무를 우선할지부터 양국의 계산이 갈렸다.

FCAS는 오래전부터 이런 문제로 흔들렸다. 러시아 위협과 미국 안보 공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유럽은 독자 방위 역량 강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핵심 무기 체계에서는 각국 산업 이해와 군사 전략이 충돌했다. 유럽 통합 방위의 상징으로 불리던 사업이 오히려 방산 협력의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전투 클라우드는 남지만, 상징성은 타격

확대보기
▲ 2023년 6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열린 파리 에어쇼에 미래전투항공체계(FCAS)의 차세대 전투기(NGF) 모형이 전시돼 있다. FCAS는 다쏘 항공, 에어버스, 인드라 시스테마스가 참여한 유럽 6세대 공중전 구상이지만, 핵심 유인 전투기 개발은 프랑스와 독일의 이견으로 사실상 중단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FP 연합뉴스


다만 FCAS 전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워존은 핵심 유인 전투기 분야가 중단됐지만 전투 클라우드와 무인기 등 일부 구성 요소는 별도 방위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전투 클라우드는 전투기, 무인기, 위성, 지상 센서 등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전장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체계다.



확대보기
▲ 미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FCAS는 미국산 F-35 의존을 줄이고 유럽 독자 차세대 전투기를 확보하려는 구상이었지만, 핵심 유인 전투기 개발이 좌초 수순에 들어가면서 ‘탈 F-35’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공군 주방위군 제공


그럼에도 이번 좌초는 유럽 방위 구상에 큰 타격이다. FCAS는 미국 F-35 의존을 줄이고 유럽이 차세대 공중전 주도권을 직접 확보하겠다는 상징적 사업이었다. 독일은 이미 F-35 도입을 결정했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에 크게 기대고 있다. 핵심 전투기 구상이 멈추면서 ‘탈 F-35’ 명분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영국·일본·이탈리아가 추진하는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은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GCAP 역시 6세대 전투기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로서는 FCAS보다 정치·산업 구조가 단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확대보기
▲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공개된 KF-21 양산 1호기. 유럽 6세대 전투기 사업이 프랑스와 독일의 이견으로 좌초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서도 산업 주도권과 운용 개념 조율이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사태는 한국에도 시사점을 남긴다. KF-21 이후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와 협동 전투 무인기(로열 윙맨)를 추진하려면 성능 목표뿐 아니라 산업 주도권, 기술 공유, 운용 개념 조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유럽의 175조원급 사업도 각국 이해관계를 넘지 못하면 멈출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윤태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36시간 동안 집단 성폭행…‘女 외국인 관광객’ 탈출 사건에
  • “내 아이인 줄 알았는데”…아내가 낳은 둘째, ‘남의 정자’
  • “8만원에 유사성행위?” 묻던 손님, 알고 보니 경찰…대법
  • “땅에선 기름 줄줄, 하늘선 마하 3”…세계서 가장 빠른 비
  • ‘살찐 사람은 성관계 어렵다’ 사실일까…전문가가 말하는 진실
  • “한국, ‘전투기 엘리트 국가’ 됐다”…KF-21의 ‘이것’
  • “남자는 모른다”…여성이 차마 못 말한 성생활 10가지
  • “한국은 美 군함 만들지 마!”…우려가 현실로, 내부 반발
  • “日남성 48% 성매매 경험”…‘성 관광객’ 몰리는 일본의
  • “세 자녀 앞 집단 성폭행”…프랑스 관광객 덮친 2인조, 끝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